'그랩의 고향' 싱가포르, 모빌리티 혁신지로 부상...시도도 못하는 한국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9.01.31 06:00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지도업체를 비롯해 이동통신사, 자율주행솔루션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각자가 보유한 데이터와 기술을 교환하고 결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모빌리티(Mobility) 관련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테스트베드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 3위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그랩(Grab)의 고향이기도 한 싱가포르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각국의 완성차 업체와 플랫폼 기업들이 다양한 테스트 사업에 참여하며 활기를 띄고 있다.

    박성욱 모빌아이코리아 지사장은 "자율주행 기술 관련 기업이나 차량공유 업체, 매핑 등 지도 관련 업체 등은 최근 들어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나 응용 기술을 바탕으로 협업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은 협업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SK텔레콤이 그랩과 조인트벤처 설립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랩 쪽에서 SK텔레콤의 T맵 기술을 활용하고 싶다는 의향을 먼저 보내왔다"며 "검토를 거쳐 SK텔레콤 역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조인트벤처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가 이같은 '모빌리티 실험'의 성지가 된 건 차량공유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 현지 정부는 개인소유 차량을 줄여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자율주행차 기술을 장려한다는 분명한 목표와 함께 차량공유 플랫폼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자율주행버스, 자율주행택시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곳도 바로 싱가포르다.

    물론 싱가포르 정부가 차량공유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건 단순히 교통체증 해소뿐만 아니다. 여기에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미래의 자동차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다. BMW, 현대차, GM 등 대다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차량공유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차량공유 서비스 상용화가 막힌 한국은 이같은 '모빌리티 혁신'의 흐름이 뒤처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차량공유 서비스가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소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KDB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법적 규제 및 기존 운송업계의 반발 등에 따른 시장경험 부족 으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전 세계적인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의 변화 흐름에서 소외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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