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뺑반’은 경찰 내사과 소속 경위 ‘은시연’(공효진)과 뺑소니전담반 에이스 ‘서민재’(류준열)가 속도광 재벌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차이나타운’을 만든 한준희 감독의 신작이다.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뿐만 아니라 염정아, 전혜진, 손석구, 샤이니 키, 이성민 등 반짝거리는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경찰들의 이야기는 한국 영화에서 특별한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뺑반’은 좀 다르다. 수사극에 자동차 추격씬을 접목했다. 뺑소니전담반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영화에 녹였다. 뺑소니를 쫓는 경찰들의 이야기인 만큼, 도로 위 자동차 추격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실제로 배우들이 자동차 추격씬의 90% 이상을 직접 소화해 실감나는 액션을 펼쳤다. 그러나 외화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만큼의 역동적이고 짜릿한 장면들과는 차이가 컸다.
스타급 배우들이 열연했지만 영화 몰입감과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개연성 없는 캐릭터, 뻔히 예상 가능한 전개, 익숙한 반전이 반복되면서다. 오감이 발달한 뺑소니 수사 에이스 순경 ‘서민재’, 도도하면서도 의리있는 실력파 경위 ‘은시연’, 자유분방한 매력의 검사 ‘기태호’(손석구) 등 캐릭터 설정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다만 그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사건에 얽히게 되는 과정까지 보여주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 지루했다.
영화 몰입도가 더 떨어진 건 반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기존 범죄액션물에서 자주 나온 반전 장치들이 보여 재미가 시들해졌다. 같은 편인줄 알았던 동료나 상사가 알고보니 적이였다는 식의 반전 장치들은 식상하다는 느낌이었다. 착한 캐릭터로 나오는 캐릭터가 원래 과거는 그 반대였다는 식의 반전도 마찬가지였다.
반전에 반전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오히려 캐릭터들도 균형을 잃고 이야기마저 늘어졌다. 몰입도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주인공인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은 기대에 부합하는 명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 어떤 반전보다 미흡한 완성도가 반전이었다.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133분. 쇼박스 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