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신도시, 아파트보다 산업단지 먼저 짓겠다"

입력 2019.01.22 03:08

[3기 신도시 이렇게 만든다] [3] 인천 계양구청장 박형우
- 2026년 완공 예정
"광역 교통망 쉽게 이용할 수 있게 간선급행버스·고속도로 IC 신설… 일자리 10만개 산업단지 만들 것"

"계양테크노밸리는 수도권 서북부의 가치를 높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첨단 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무작정 아파트부터 지어서는 안 됩니다."

박형우(62) 인천 계양구청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려는 정부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계양테크노밸리가 서울 주거 수요를 분산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천 시의원 출신인 박 구청장은 2010년부터 계양구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3선 구청장이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인천시의회 건설위원장, 인천시 도시계획위원도 역임한 도시·건축 분야 전문가다.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은 최근 자신의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계양테크노밸리에 아파트보다 업무 시설을 먼저 지어 첨단 기업이 몰려들고 일자리가 늘어나 궁극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3기 신도시 4곳 중 하나인 계양테크노밸리는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일원 335만㎡(101만평)를 개발하는 신도시 프로젝트다.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약 1.4배인 90만㎡ 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주택은 1만7000가구 들어선다.

아파트보다 산업단지 먼저 짓는다

박 구청장은 계양테크노밸리가 다른 3기 신도시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테크노밸리를 꼽았다. 수도권 신도시 대부분 서울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일단 아파트부터 짓고 뒤이어 업무 시설과 상업 시설을 짓지만 계양테크노밸리는 기업이 입주할 산업단지부터 짓고 주택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계양테크노밸리는 서운산업단지, 부평공단, 남동공단 등 인천 주요 산업단지와 서울 마곡업무지구를 잇는 연결 고리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3기 신도시에 포함됐지만 '기업 유치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기본 계획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계양 테크노밸리
계양테크노밸리도 교통량 증가에 대비한 교통 대책을 마련했지만 철도를 새로 깔고 지하철 노선을 확장하는 다른 3기 신도시에 비해 규모가 작다. 인천 1호선 박촌역과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8㎞ 구간 간선급행버스(BRT) 신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 이하 구간 도로 확장이나 고속도로 진입 나들목(IC) 신설 정도다.

박 구청장은 "인천과 서울 사이에는 공항철도와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이 광역 교통망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예산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높다"고 했다.

정부 설득해 자족 기능 강화… 구도심 재생에 도움 될 것

박 구청장은 신도시 지정 과정의 뒷이야기도 털어놨다. 작년 9월 21일 정부가 '3기 신도시 4~5곳을 지정하겠다'고 발표하기 직전, 박 구청장은 비밀리에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계양테크노밸리를 3기 신도시에 포함시키자'는 제안을 처음 받았다고 한다. 당시 정부는 개발 가능 토지의 70%를 주거 시설, 나머지 30%를 업무 시설로 조성하는 안을 제안했는데 박 구청장은 "그렇게 해서는 충분한 일자리가 안 생겨 자족 도시가 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계양구청과 국토부는 석 달 가까운 시간 동안 협상하며 업무 시설 비중을 49%까지 높이기로 합의했다.

박 구청장은 "과거 신도시를 만들 때에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지자체 의견을 최대한 들으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덕분에 국토부 장관 권한으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받아 사업 기간이 계획보다 2년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산업단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신도시 등 공공주택 사업은 대상이 아니다.

계양테크노밸리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계양구는 기업 입주가 마무리되면 일자리 약 10만개가 생겨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지역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신도시 내에 지어지는 주택 1만7000가구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계양구나 인천 전체로 보면 오히려 도움 된다는 게 박 구청장 생각이다. 그는 "신도시 발표 후 주변 구도심에서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민들의 우려가 많다"며 "테크노밸리에 첨단 기업이 들어오면 구매력 있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고 이들이 주변으로 흩어지면서 구도심 정비 사업 등 도시 재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