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부동산 대부분 재정지원 도시재생에 포함…"선정 무렵 집중 매입"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01.21 10:01 | 수정 2019.01.21 10:50

    손혜원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을 결정한 2017년 12월을 전후로 목포 구도심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의원 측이 이렇게 사들인 목포 구도심 부동산은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인 ‘1897 개항 문화거리’(목포시 행복동2가 5번지 일원)에 모두 포함됐다.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이 2018년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던 게 "참 의아했다"고 했지만, 2022년까지 정부 재정 지원 150억원을 포함해 711억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사업을 염두에 두고 주변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손 의원이 등록문화재 지구 지정을 모르고 매입했다고 해명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 사업인 도시재생사업까지 모르고 시작한 부동산 매입은 아닌 정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도시 고유의 특성을 살려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재개발·재건축과 사업 방식은 다르지만, 부동산 ‘붐’을 노린 투기세력이 유입되고 있어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손 의원의 부동산 매입 도시재생 시범사업 시기와 겹쳐

    국토부는 지난 2017년 12월 14일 ‘제9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통해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대상지 68곳을 정했다. 광역지자체가 44곳, 중앙정부가 15곳을 정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제안한 9곳이 사업지로 선정됐다.

    국토부가 2017년 12월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으로 지정한 목포 행복동 2가 5번지 일원에는 손 의원이 사들인 목포 구도심 부동산이 집중적으로 분포됐다. 정부는 이곳 사업비로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71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DB
    목포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 시범사업 중 하나는 1897 개항문화거리 조성으로, 행복동2가 5번지 일원 29만7361㎡에 근대 건축물과 항구기능을 연계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자는 계획이 수립됐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2022년까지 711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재정 보조 150억원, 부처 연계로 117억원, 기금 50억원, 공공기관 17억원 등이 들어간다. ‘1897 개항 문화거리’ 조성과 목포진역사공원 정비, 청년창업지원주택, 선창복합타워 건설 등이 세부 사업으로 잡혀 있다.

    국토부는 2017년 12월 목포를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기에 앞서 9월 29일 이 사업의 공모계획을 확정하고, 10월부터 현장평가와 실사, 2차 평가 등을 했다. 목포시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구로 지정된 후 시 차원에서 2016년 3월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해 후보지와 도시재생 방향 등을 활성화하는 계획을 수립해왔다.

    목포시는 2017년 9월부터 파급 효과가 큰 2곳인 1897 개항문화거리와 보리마당을 공모에 신청했고,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유일하게 2곳 모두 선정됐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손 의원이 목포 구도심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시기와도 맞물린다. 손 의원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에 걸쳐 건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손 의원 측은 이 지역 인근에 건물 21채와 재단 소유 토지 4건 등을 포함해 최소 25건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재생 예산 지원 계산됐나

    손 의원 측이 사들인 부동산은 국토부가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한 행복동2가 5번지 일원 29만7361㎡에 대부분 포함된다.

    손 의원 조카 등 3명이 소유한 게스트하우스 창성장과 그 바로 앞 건물,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소유의 단층 주택, 빈 창고, 목조 2층 공장 건물 등이 모두 국토부가 지정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안에 있다.

    국토부가 2017년 12월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 시범 사업지 가운데 하나인 목포 ‘1897 개항문화거리’ 조성 계획. /국토부 제공
    손 의원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2018년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손 의원이 설령 문화재 지정 사실을 모르고 목포 구도심 부동산을 사들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도시재생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이란 걸 알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 예산만 150억원이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손 의원이 부동산을 사들인 곳과 거리가 좀 있지만, KTX 목포역이 있는 목원동 일대도 2014년에 유달산 주변 구도심 공∙폐가를 활용해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적어도 손 의원이 목포 구도심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면서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고,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구도심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침체된 도시 활력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 부동산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낡고 오래된 시설을 재생해 사람들을 끌어모아 지역을 활성화하면 그만큼 수요가 많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추진된 건 아니지만, 서울 종로구 익선동이나 이태원 경리단길 등이 비슷한 성공 사례로 인식된다.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한 도시재생사업 전문가는 "주거지역만 일부 재생하는 사업과 문화재를 복원하고 활성화하는 목포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다르다"며 "지방 도시에 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쏟아지는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부동산을 대거 사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디벨로퍼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손 의원의 경우 부동산을 사들일 자기 자본도 있고, 도시재생에 필요한 문화 콘텐츠까지 기획할 수도 있는 힘 있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여당 간사 의원이었다는 정황 때문에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며 "개발업자로서 보자면, 부러운 조건인건 틀림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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