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장도 아닌데… 공기청정기 옮겨가며 쓰세요

조선일보
  • 박순찬 기자
    입력 2019.01.21 03:08

    필수품 된 공기청정기, 구입부터 사용까지 완벽 가이드

    사계절 내내 기승을 부리는 미세 먼지는 이제 불편을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됐다. 밖에선 마스크, 집에선 공기청정기 사용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최근 봄철 황사를 앞두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하거나 제품을 추가 구매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국내 시장이 300만대 수준으로 작년 220만대에서 약 40%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제조사들이 제품을 내놓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공기청정기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일반 가전과 달리 필터 등급·교체 주기, 사용 면적 등 살펴볼 것이 많은 데다 가격도 1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공기청정기를 고르고 또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소개한다.

    ◇필터 성능·청정 면적 꼼꼼히…CA 인증 확인

    공기청정기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제품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내부 필터에서 먼지·냄새를 걸러내고 깨끗해진 공기를 내보내는 것이다. 미세 먼지 필터는 보통 3단계로 구성돼 있다. 큰 먼지를 걸러내는 극세필터, 생활 악취와 유해 가스를 잡아내는 탈취필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집진필터다. 이 과정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7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지름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먼지까지 잡아낸다.

    주요 공기청정기 비교 그래픽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집진필터의 성능이다. 보통 E11·H13·H14와 같은 헤파(HEPA·고효율 미립자 공기)필터 등급을 주로 쓴다. 원래 미 원자력위원회가 방사능 물질 제거용으로 개발한 것이지만 현재는 고성능 필터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미세 먼지를 99.95% 이상 제거하는 H13 등급이 일반적이다. 2·3단계 필터인 탈취, 집진필터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교체 주기, 필터 가격도 사전에 꼼꼼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필터 교체 시기를 알려주는 제품도 많다.

    다음으로 따져볼 것은 거실, 자녀방 등 설치 공간에 맞는 '표준 사용 면적'이다. 실사용 공간보다 작은 용량의 제품을 구매하면 공기 정화 능력이 떨어지고 전력 소모도 심하다. 제조사들은 사용 공간의 130~150% 면적에 해당하는 제품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50㎡(약 15평) 크기의 거실에는 사용면적 65㎡ 이상의 제품이 적합하다는 뜻이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는 공기 질(質)을 측정해 제품 가동 여부와 풍량 등을 결정하는 중요 부품이다. 레이저나 LED(발광다이오드)를 광원(光源)으로 활용해 공기 중 먼지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산란도를 측정한다. 삼성전자·LG전자의 최신 제품은 지름 1㎛ 이하의 극초미세 먼지까지 감지하는 정밀 레이저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더불어 공기 질의 상태를 수치로 보여주는 화면이 달려 있는 제품이 유용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를 공기청정기가 얼마나 잘 감지해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여러 조건을 따져보기 번거롭다면 한국공기청정협회가 발급한 CA(Clean Air) 인증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고르면 된다. 국내 주요 공기청정기 제품·부품 제조사와 연구소, 학계가 주축이 된 단체로 공기청정·유해가스 탈취 효율과 오존 발생, 소음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인증을 부여한다. 해외 제조사는 청정 공기 공급 비율을 뜻하는 CADR(Clean Air Delivery Rate)이란 지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미 가전제조사협회(AHAM) 인증으로 공기청정기를 통해 걸러진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많이 빠르게 퍼져 나갔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0㎥/h라고 표기된 경우 1시간에 300㎥ 용량의 깨끗한 공기를 배출한다는 뜻이다.

    ◇옮겨가며 쓰고, 환기도 필수

    공기청정기는 사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조사들은 공기청정기를 한곳에 붙박이로 놓고 쓰면 반쪽짜리 사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환기 후에는 창문 주변에, 출입이 잦으면 현관 앞에, 요리를 많이 하는 날에는 주방과 거실의 경계에 놓는 식으로 쓰는 게 좋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오염된 공기가 집 안에 멀리 퍼지기 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품 바닥에 바퀴가 달려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요리를 할 때 공기청정기를 바로 틀면 기름 입자가 필터에 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환기를 하고 주방 후드를 가동해 미세 먼지를 어느 정도 없앤 다음에 가동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를 놓을 때는 공기 흡입구가 벽이나 가구에 막히지 않도록 충분히 떨어뜨려 놓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뒷면에 흡입구가 있는 제품의 경우 뒷면의 벽과는 최소 25㎝ 이상, 좌우는 각각 60㎝ 이상 공간을 둬야 한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넉넉한 공간이 있어야 주변 공기를 빨아들였다가 다시 내보내는 대류 작용이 원활해져 청정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세 먼지가 두렵다고 무조건 창문을 꼭 닫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 환경부는 미세 먼지가 많은 날이라도 하루 3~4차례, 총 30분 이상의 환기를 한 뒤 공기청정기로 유입된 먼지를 거르는 것을 권장한다. 방별로 나눠 환기와 공기청정기 작동을 순차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초음파 가습기는 미네랄 성분의 미세 먼지가 발생해 공기청정기의 집진필터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만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