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사망보다 미세먼지 사망자가 더 많아...건강 지키려면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9.01.15 11:22

    어느새 계절에 상관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700만명에 달한다. 흡연 사망자 600만명보다 미세먼지 사망자가 더 많은 수치다.

    안타깝게도 미세먼지가 뒤덮은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와 보건당국도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미세먼지에 관한 광범위한 질환 예방 연구도 없었다. 최근에서야 초미세먼지가 혈관·폐·뇌 등에 침투해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네거리 인근 도로가 미세먼지로 온통 뿌옇다. /연합뉴스
    15일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의 대기는 ‘매우나쁨’·’나쁨’이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미세먼지가 뒤덮은 세상에서 건강 지키는 법’을 정리해봤다.

    최근 미세먼지가 췌장암과 후두암 등 암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김홍배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원이 산화 스트레스 반응과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우리 몸의 유전자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국민건강 전체의 위해 요인인 대기오염에 대한 범국가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며 "미세먼지 예보를 잘 듣고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미세먼지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 미세먼지에 혹사당하는 눈(眼)…콘택트렌즈는 독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잠깐 외출해도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나 건조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미세먼지가 눈물막을 약화시켜 안구 건조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눈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콘택즈렌즈 대신 보호안경이나 모자 등으로 찬바람과 미세먼지를 막아 눈을 보호해야 한다. 무심결에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와 깨끗하게 씻은 뒤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온찜질을 해주고 눈 주변을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미세먼지로 인해 피로해진 눈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해 주고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는 눈을 잠시 적셔주는 효과는 있지만 눈물의 중요 성분을 씻어내므로 좋지 않다. 인공 눈물을 넣을 때는 1회 1~2방울씩, 하루 4~5회 점안하는 것이 적당하다.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 안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 녹내장, 백내장 등 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수나 을지대병원 안과 교수는 "건조하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렌즈가 눈으로 공급되는 산소와 눈물을 차단해 눈이 더욱 건조해지고 각막에 상처를 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안구건조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이를 가볍게 보고 방치하면 자칫 합병증으로 시력장애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외부 자극과 디지털기기의 사용 증가로 ‘안구혹사’ 시대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현대인의 눈은 항상 피로하고 건조해 각종 안과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며 "눈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 아스타잔틴, 오메가3 등 눈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고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호흡기질환자·천식환자·심혈관질환자에게 미세먼지 노출이 미치는 영향. /질병관리본부 제공
    ◇ 심혈관질환자 사망 높인다…항산화력·면역력 강화해야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AHA)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단기간 노출로 인한 초과 사망률은 심혈관질환 68%, 호흡기질환 12%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을 사인별로 분류해 보면, △허혈성심질환이 40%, △뇌졸중 39.8%로 심혈관계질환이 그 과반이상(79.8%)을 차지했다.

    그 밖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이 11%, △폐암이 6%를 차지했고,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는 △급성하기도질환이 나머지 3%를 차지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원인의 1위가 페나 호흡기질환이 아닌 심혈관질환인 셈이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미세먼지가 각종 심·뇌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의 원인인 만큼, 이를 극복할 항산화력과 면역력을 키워야한다. 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불규칙한 식생활 등은 면역력을 저하시키므로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또 물을 자주 마셔 체내 유해 물질이 쉽게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박용환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재발위험이 있는 심혈관질환자는 미세먼지 위험 경고 발생 시 가급적 활동량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기존의 심혈관질환 관리를 꾸준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H+)양지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액으로 침투해 심장과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체내 유입이 쉬운 반면 배출은 어렵기 때문에 평소 미세먼지에 노출되지않도록 주의하면서 체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추운 날씨가 지속되다가 잠시 기온이 오른다고 하여 미세먼지가 많은 날 야외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심뇌혈관이나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운동을 하거나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주변 가족에게 복용 사실을 알리거나 휴대폰 알람의 도움을 받는 등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며 "또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사람들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치료 방법을 정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도선 서울시 대사증후군관리사업지원단 단장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염증 작용이 더 활성화 될 수 있다"며 "대사증후군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성을 가진 경우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크기가 10㎛(Particulate Matter PM-10) 이하의 먼지로,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를 말한다. 미세먼지는 황산염이나 질산염, 중금속 등 건강에 위해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기관지를 통해 폐포 깊숙이 들어올 수 있고 여러 경로를 통해 흡수 또는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폐에 염증작용을 일으켜 기관지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천식과 같은 기존의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염증이 혈관으로 미치게 되면 혈액 내 응고물질이 활성화돼 혈전이 형성되거나 혈관염증을 통해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고, 급성 심근경색, 심장마비 혹은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환경부 등이 제시한 미세먼지 대처법 정리
    ▲창문을 닫고 실외 활동을 자제한다.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흡연을 삼가고 간접 흡연 역시 피해야 한다.
    ▲외출 후 깨끗이 씻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자신이 앓고 있는 기존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장시간 육체활동을 금지한다.
    ▲적당량의 물 섭취로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C를 섭취한다.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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