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테니스·휘는 배터리… CES 눈길 끈 중견기업·벤처

입력 2019.01.14 03:07

골프존, 스크린 테니스·야구 "해외기업 제휴 문의 부쩍 늘어"
'리베스트' 개발 플렉시블 배터리, BBC 가장 주목해야할 기술에 선정

지난 10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9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 한국 스크린 골프 업체인 골프존의 전시장에 있는 '스크린 테니스'를 체험한 한 외국인 관람객은 라켓을 내려놓으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실감 난다"고 말했다. 골프존은 주력 서비스인 스크린 골프에 이어 스크린 테니스, 스크린 야구를 모두 선보였다. 서구권 관람객들은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크린 골프보다 스크린 테니스와 야구에 줄을 서 가며 체험했다. 채휴진 골프존 글로벌영업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체험을 해본 해외 바이어들이 신기해하는 정도였지만, 올해는 우리 서비스를 보고 제휴를 문의한 해외 기업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 글로벌 대기업들만 신기술 전쟁을 치른 것이 아니었다.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초기 벤처 기업), 대학들까지 CES에 참가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로 승부를 겨뤘다. 특히 영국 BBC는 창업 4년 차인 국내 스타트업 리베스트가 개발한 '플렉시블(휘어지는) 배터리'를 올해 CES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로 꼽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원천 기술로 세계시장 도전장 낸 스타트업·대학

CES에 참가한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2000여개 스타트업은 나란히 샌즈 엑스포에 약 3.3㎡(약 1평) 남짓한 부스를 차려놓고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300여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는 용량은 키우면서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배터리를 선보인 리베스트의 부스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실제로 이 회사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보니 두께가 3㎜ 안팎에 그칠 정도로 얇아 힘을 주는 대로 모양을 바꿀 수 있었다. 여기에 배터리 셀(cell)을 쌓는 방식을 개선해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도 10배가량 키웠다.김주성 대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워치의 시곗줄에 배터리를 내장시킨 제품을 개발했다"며 "올 3분기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CES 2019’에서 골프존의 스크린 테니스장에 관람객들이 몰려 구경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CES 2019’에서 골프존의 스크린 테니스장에 관람객들이 몰려 구경하고 있다. 스크린 테니스는 사용자와 가상의 상대방이 경기하는 방식으로 야외 테니스장 없이도 즐길 수 있다. 올해 CES에서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 대학들은 첨단 기술과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관람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골프존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인 스네일사운드는 스마트폰 앱과 이어폰만 있으면 보청기처럼 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앱을 개발했다. 이어폰에 달린 마이크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를 앱이 분석한 뒤 주변 소음을 제거해 사용자에게 음성이나 음악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려준다. 로봇 스타트업 럭스로보는 로봇용 모터·배터리·인터넷 연결 장치 등을 한데 모은 교육용 로봇 조립 도구 '모디'를 공개해 CES 혁신상을 받았다. 만드로는 3D(입체) 프린터를 활용해 기존 의수·의족보다 제조 비용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의수를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한서대 등 국내 대학들도 연구실에서 개발한 원천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한양대 박재근 교수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자외선 인식률을 기존 5%에서 80%까지 끌어올린 카메라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으면 자외선 민감도를 파악해 피부에 맞는 화장품과 선크림 등을 추천해줄 수 있다. 음식 사진을 찍으면 오염물질의 함유량을 파악해 부패 정도를 알려준다. 박 교수는 "애플·월풀 같은 해외 IT 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당장 계약을 맺자고 했다"고 말했다.

국내서 인정받은 기술, 해외로 퍼뜨리는 중견 기업

(위 사진)자유자재로 모양 바꿀 수 있는 배터리 (아래 사진)전기레인지에 정수기 장착
(위 사진)자유자재로 모양 바꿀 수 있는 배터리 - 한국 스타트업 리베스트가 선보인 플렉시블(휘어지는) 배터리.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어 스마트워치의 시곗줄에 배터리를 내장할 수 있다. (아래 사진)전기레인지에 정수기 장착 - 코웨이가 CES에서 선보인 워터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전기레인지 위에 정수기가 장착돼 곧바로 물을 받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라스베이거스=임경업 기자·코웨이
코웨이·바디프랜드 등 국내 대표 중견기업들도 대형 전시장과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코웨이는 올해 CES에서 정수기·공기청정기·전기레인지 등 총 33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중 '워터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는 전기레인지와 정수기를 하나로 통합해 해외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전기레인지 위에 정수기를 장착해 곧바로 물을 받을 수 있다. 또 라면·스파게티 등 음식에 따라 자동으로 물을 맞춰주는 기능도 있다. 공기청정기 필터 상태가 나빠지면 기계 내부 센서가 알아서 인터넷으로 필터를 주문하는 IoT(사물인터넷) 가전도 선보였다. 카메라 부품 업체인 엠씨넥스는 자율주행차용 카메라를 선보였고, 안마 의자 업체인 바디프랜드는 수퍼카 업체인 람보르기니와 협력해 만든 고급 안마 의자인 '람보르기니 안마 의자'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박희경 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은 "CES에 선보인 국내 중기, 스타트업과 대학의 기술력은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충분한 지원과 홍보를 뒷받침하면 IT 강국 한국의 위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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