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홍콩도 급락… 냉기 도는 글로벌 부동산

조선일보
  • 김충령 기자
    입력 2019.01.14 03:07

    시드니, 고점대비 11% 폭락
    홍콩, 13주 연속으로 하락

    한때 중국인 '큰손'들의 인기 투자처였던 호주 시드니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시드니의 평균 주택 가격은 고점을 찍은 2017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11.1%나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싸다는 홍콩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동산 업체 센탈린에 따르면 홍콩 주택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13주 연속으로 떨어졌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최장기 하락이다.

    세계 주요 도시 집값이 최근 주춤하거나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100)으로 산정한 세계 주택 가격 지수는 2017년 4분기 160.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며 부동산 시장에 유동 자금이 몰린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들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36회원국 가운데 20국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무뎌졌다. 캐나다는 주택 가격 지수 상승률이 2017년 3.6%에서 지난해 2분기 1.1%로 둔화했고, 영국도 2016년 7.0%에 이르렀던 상승률이 지난해 2분기엔 3.2%로 떨어졌다. 전년보다 하락한 국가도 있다. 지난해 2분기 스웨덴의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1.7% 하락했으며, 호주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0.6%, 0.2% 내렸다.

    부동산 시장이 식은 것은 오랜 기간 유동 자금이 몰리며 집값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위스 금융 그룹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주요 도시 평균 집값 상승률이 35%에 달해 '구매 가능성(affordability)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대부분 가정이 상당한 유산 없이는 주요 도시에서 집을 살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세계경제 활기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과, 각국의 부동산 투자 규제가 강화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패트릭 웡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미국과 벌이는 '무역 전쟁' 영향으로 자금 해외 유출이 어려워졌고, 이는 시드니와 홍콩 등 해외 부동산 시장 수요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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