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법원서 결정", 의사들 '사법입원제도' 도입 주장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9.01.10 18:00 | 수정 2019.01.10 21:16

    의사들이 중증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을 법원 판단에 맡기는 ‘사법입원(치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환자가 중증 정신질환으로 강제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이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 없이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10일 서울 서초구 신경정신의학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 사법입원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지역사회 기반 치료를 위한 준사법적 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무국에서 권준수(가운데)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지윤 기자
    신경정신의학회가 도입을 주장하는 ‘사법입원 제도’는 정신질환 환자의 강제 입원 여부를 법원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사법입원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지역사회 기반 치료를 위한 준사법적 기관을 설립해, 정신질환 환자가 지역사회 기반 정신건강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중증정신질환자의 입원과 치료가 까다로운 현행 제도와 체계가 오히려 환자 치료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995년 도입된 정신보건법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즉 강제입원을 명문화했으만 2016년 헌법재판소는 보호의무자 2명과 전문의 1명의 동의 하에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게 하는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입원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입원에 동의하는 전문의의 수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렸으며, 2명은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여야 한다. 과거에는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중 하나만 해당하면 강제입원을 허용했지만, 작년 5월부터는 두개 요건 모두 충족해야 강제입원이 가능하다.

    또 현재 시행 중인 정신의료기관이 보호자 동의를 받아 1년간 중증정신질환자가 외래치료를 받도록 시군구청장에게 청구하는 사회안전망인 ‘외래치료명령제’도 1년에 겨우 4건 시행될 정도로 허술한 실정이다. 강제성이 보장되지 않고 치료비 지원도 안돼 실효성이 약하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강제입원 비율이 줄었지만 중증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 방치되거나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살인사건 같은 범죄가 생겼다.

    권준수 이사장(서울대병원 교수)은 "단순히 입원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것은 인권 보장의 대책도 못 돼고 치료권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며 "사법입원제도는 환자의 인권과 치료권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사법행정기관이 직접 비자의입원(강제입원)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법적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며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정신질환자 입원 결정 과정에 전문의 외에 법원도 개입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현재 국내 정신질환 환자 중 실제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오는 환자는 2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며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 환자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후 처벌뿐 아니라 이들의 치료와 예방,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데 보다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