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바로證과 TF회의…"인수의지 재확인”

조선비즈
  • 안재만 기자
    입력 2019.01.11 06:00 | 수정 2019.01.11 15:49

    좌초 가능성 의식한 듯…인수절차 논의
    증권업계 "카카오 진출해도 영향력 크지 않을 것"

    카카오 측 임원진과 바로투자증권 임원진이 최근 인수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검찰 기소로 카카오(035720)의 증권업 진출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는데, 최소한 인수 의지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인수를 추진 중인 바로투자증권은 연 매출이 5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범국민 메신저를 운영하고 있어 경쟁사들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발표한 지난해 10월 초, 키움증권(039490)을 포함한 개인 투자자 고객 비중이 많은 증권사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인수 작업은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건이 검찰에 기소되면서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 주체는 카카오페이지만, 김범수 의장이 실질 지배자여서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대주주 변경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아직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바로투자증권을 리테일(개인 투자자 대상) 전문 증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주주 변경 승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유상증자, 선물 등 파생상품 라이선스 취득 등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관련 TF 회의…리테일 전문 증권사 ‘경쟁력 강화방안’ 논의했다는 說도

    11일 카카오와 바로투자증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 측 임원진과 바로투자증권 임원진이 최근 만나 인수 절차와 관련해 논의했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인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투자증권 내부에서는 TF에서 대규모 전산 투자와 파생 라이선스 취득 추진, 유상증자 안건 등이 논의됐다고 알려졌다.

    세 안건은 모두 바로투자증권이 리테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 대규모 전산 투자로 고객이 불편 없이 매매할 수 있어야 하고, 파생 라이선스가 있어야 상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다. 유상증자는 신용융자를 자기자본 수준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규정 때문에 필요하다. 바로투자증권은 2018년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492억원에 그친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기자본을 최소 5000억원까지는 확충해야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기자본을 5000억원으로 확충했을 때 신용융자 이율을 연 6%로 가정하면 약 300억원의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 측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발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 또한 PC버전 없이 모바일 전문으로 특화했다.

    다만 카카오는 "최근 있었던 회의에서 이 같은 안건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대주주의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가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밑그림이 논의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로투자증권 내부에서는 인수 포기설, 좌초설이 돌았는데 양측이 다시 만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2016년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과정에서 5곳의 계열사를 누락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산이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은 동일인(총수)을 비롯해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가 누락한 계열사 엔플루토, 플러스투퍼센트, 골프와친구, 모두다, 디엠티씨는 모두 기타 특수관계인(김 의장 가족으로 추정)이 지분 42~100%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실무자의 단순 착오로 누락한 사례인데 검찰 기소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경고처분으로 사안을 종결했으나 검찰이 법원에 약식 기소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 기소건과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한번에 통과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있어 장기화되고 있을 뿐"이라며 "제출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증권업 진출 노리는 IT기업…증권가 "큰 영향 없을 것"

    최근 증권가에서는 IT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고 토스는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네이버의 증권업 진출설도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IT기업이 진입해도 당장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와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웹, 대화 플랫폼을 통한 주식 거래는 과거부터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한 사례가 없다"면서 "MTS 개발이나 IT 투자, 유상증자 모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페이 이용자들을 은행 가상계좌에서 CMA 실명계좌로 유도,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이 정도 목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원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이미 저가 수수료가 만연화돼 있어 신규 진입 회사가 자리 잡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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