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으로 빌딩주 될 수 있죠"

조선일보
  • 정경화 기자
    입력 2019.01.09 03:09 | 수정 2019.01.09 09:50

    [이지스자산운용 강영구 대표] 부동산 펀드로 돈버는 법

    아파트 투자를 고집하던 큰손들이 최근 들어 '부동산 펀드'를 투자 꾸러미에 편입시키기 시작했다. 부동산 펀드란 빌딩이나 호텔, 유통·물류 시설 등에 투자한 뒤, 임대료와 매매 차익으로 거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금융 상품이다. 아파트는 지난 2~3년 사이 가격이 급등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세금도 무거워지면서 인기가 한풀 꺾였다. 금융회사들도 달라진 투자 트렌드를 반영해 부동산 펀드를 새로 내놓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4일 오후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부동산 펀드를 고를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투자 부동산의 입지”라고 말했다.
    4일 오후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부동산 펀드를 고를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투자 부동산의 입지”라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부동산 펀드'의 강자인 이지스자산운용 강영구 대표를 만나 부동산 펀드 투자법에 대해 들어봤다. 강 대표는 국민연금에서 10여 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를 맡았다가 이지스자산운용 해외투자 및 캐피탈마켓 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 내놓는 부동산 펀드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면 연 5~6% 안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어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고 꾸준한 수익을 노리는 중위험·중수익 선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분기마다 꼬박꼬박 배당이 나오기 때문에 특히 은퇴 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소액으로 빌딩 주인 되는 부동산 펀드

    아파트, 상가 등 실물 부동산에 투자를 하려면 수억원의 목돈이 필요하지만 부동산 펀드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게 큰 특징이다. 강 대표는 "최근 출시되기 시작한 공모 부동산 펀드는 투자 하한 금액이 100만~1000만원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100만원만 있어도 빌딩 지분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경기 성남시 판교와 서울 용산의 대형 빌딩에 투자하는 '신한알파리츠'의 공모주 청약에 4928억원이 몰려 화제가 됐다. 특히 투자자의 40%가 1000만원 이하의 소액 개인투자자라는 점이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리츠(REITs) 역시 부동산 펀드처럼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다. 리츠와 부동산 펀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강 대표는 "둘 다 투자자를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간접 상품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같지만, 유동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리츠는 공모 후 주식 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부동산 펀드와 달리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가 입점한 서울 종로타워.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가 입점한 서울 종로타워. /조선일보 DB
    부동산 펀드의 또 다른 강점은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고 주식 투자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2014 ~2018년 펀드 운용 결과, 매각 차익을 제외하고도 배당 수익률이 연평균 6%대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주식 투자는 1.5%, 채권이 2.0%, 은행 예금은 1.8% 수익률을 냈다.

    미국·호주 등 선진국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공모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활발하다. 강 대표는 "보스턴 프로퍼티 등 미국의 공모 리츠 운용사들은 자산 규모가 20조~30조원에 달하고, 호주 시드니 시내에 늘어선 대형 빌딩 둘 중 하나는 공모 리츠가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저금리가 고착화되고 고령화가 심화된 2000년대 이후 리츠 시장이 급성장했다. 강 대표는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일반인이 리츠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리츠 상장 요건과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국내 리츠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펀드를 고를 때도 '입지' 중요"

    강 대표는 "부동산 펀드를 고를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투자 부동산의 입지"라고 강조했다. 보통 부동산 펀드는 5~10년 안팎의 만기가 차면, 부동산을 되팔아 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입지가 좋을수록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매각 차익으로 얻는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투자하려는 펀드가 첫째 유동 인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한 핵심 지역, 즉 서울이라면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의 부동산을 편입하는지를 살펴보라"며 "둘째는 해당 부동산의 공실률이 낮은지 여부를 확인하고, 셋째로 운용사가 그동안 부동산을 사들여 어떻게 수익을 냈는지 실적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사들여 새로 단장한 고층 빌딩 '종로타워'를 예로 들었다. 그는 "입지도 좋고 특이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데 반해 이렇다 할 사무실이나 매장은 없었지만, 공유 오피스 '위워크(We Work)'와 스타벅스 등을 입점시키면서 젊은 층의 발걸음을 붙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펀드 역시 국내외로 분산하고 장기 투자하는 투자의 대원칙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강 대표는 "부동산 투자가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천이 바로 비유동성"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어야만 부동산 재개발이나 인근 인프라 개발 등 자산 가격이 뛰어오르는 호재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해외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때는 "한국과 경제구조가 다른 미국, 유럽 등에 투자해야 위험이 분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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