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블록버스터'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선점 경쟁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1.09 06:00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가 국내·외 제약회사들의 새로운 연구개발 화두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개발된 약이 없는 탓에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부터 국내 바이오벤처까지 상업화 가능한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앞다퉈 뛰어 들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은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적인 지방간과 달리 원인 불명의 지방간 축적으로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당뇨, 비만, 콜레스테롤 등 대사 질환과 관련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규명된 바 없다.

    조선DB
    8일 미국 임상등록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치료 목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50여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길리어드, 엘러간, 미국 인터셉트, 프랑스 젠핏이 임상 3상을, 미국의 매드리갈, 바이킹 등이 임상 2상으로 상용화에 근접했다.

    거대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MSD) 역시 최근 NGM 바이오파마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독점 권리를 취득했다. MSD가 확보한 물질은 NGM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인슐린 민감 제제로 지방간에도 효과를 갖는다. MSD는 직접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99% 수준의 완치율을 기록한 C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한 길리어드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를 위해 ‘세론세르팁(selonsertib)’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7일 유한양행(000100)의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후보물질을 약 8800억원 규모에 도입하는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길리어드는 유한양행의 신약물질이 섬유증을 갖는 지방간염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질환 치료를 목표로 약을 개발해도 환자의 상황과 증상 정도에 따라 다른 약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의 개발 추세에 맞춰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비알콜성 지방간염 정복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 이외에도 동아에스티(170900), 삼일제약(000520), 한미약품(128940), 휴온스(243070), CJ헬스케어와 바이오벤처인 PH파마, 퓨쳐메디신 등이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휴온스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간 지방량 감소에 대해 ‘HL 정’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휴온스의 HL 정은 천연물인 후박나무 추출 성분을 이용한 의약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이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당뇨 환자들에게 잘 발생한다는 점에서 당뇨·비만치료제로 얀센에 기술 수출한 ‘HM15211’을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지난해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 임상 1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삼일제약은 이스라엘 제약회사인 갈메드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아람콜(aramchol)’의 국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 중이다. 아람콜 임상시험은 지난해 임상 2상 후기까지 완료된 상태다. 삼일제약은 이 결과를 토대로 국내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10년 전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개발 과정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상업화에 성공하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은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33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5년 206억달러(약 2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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