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發 수출' 주춤하니…반토막 난 경상흑자

조선비즈
  • 조은임 기자
    입력 2019.01.08 11:25 | 수정 2019.01.08 11:41

    삼성전자 ‘어닝쇼크’…글로벌 수요 둔화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되나

    반도체발(發) 수출 호황에 먹구름이 끼면서 지난해 11월 경상흑자가 반토막 났다. 주요 반도체 제품의 단가 하락으로 수출이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다.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에 삼성전자(005930)의 어닝쇼크까지 이어지면서 반도체 둔화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91억9000만달러)은 물론 전년동월(74억3000만달러) 대비로도 대폭 줄면서 작년 4월(17억7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경상흑자를 끌어내린 건 수출이다. 국제수지 기준 11월 수출은 517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출 증가율은 추석연휴로 영업일수가 크게 줄었던 작년 9월(-5.5%)을 제외하면 2016년 10월(-6.3%) 이후 가장 낮다. 반면 11월 수입 규모는 437억4000만달러로 9.3% 늘어나면서 상품수지가 79억7000만달러에 머물렀다.

    그간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의 단가가 주춤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상품인 D램(DDR4 4기가) 가격은 2017년 11월 4.8달러에서 1년 만에 3.1달러로 급락했다. 이에 수출입물가지수 기준 11월 반도체 수출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5% 하락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글로벌 수요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복합적인 요소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IT업체들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지연되는 등 수요가 부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반도체 부진은 중국이 미국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수출 출하를 앞당긴 데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수요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메모리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될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했다. 또 바클레이즈는 "대중(對中) 수출 감소는 중국의 총수요 둔화를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제조업자들이 재고를 줄이는 등 보수적 성향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수출 규모는 484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2%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6년 9월(-2.6%)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12월 우리나라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일시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애플쇼크'에 이은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도 반도체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15조1500억원)대비 28.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들의 전망치(13조3800억원)를 밑도는 '어닝쇼크'로 평가됐다. 애플은 최근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월~12월)의 매출 전망치를 840억달러(94조3000억원)로 당초보다 최대 9% 낮춰 잡았다.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반도체 수출이 줄면 국내 경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26%를 넘어섰다. 민간소비 부진과 함께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의 수출 또한 부진한 상황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설비 증설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반도체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며 "지난해 가격 하락에도 물량을 늘려 수출 호조가 이어졌었는데 올해는 수출이 상당폭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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