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브라질… 주춤했던 原電건설 다시 속도낸다

조선일보
  • 전수용 기자
    입력 2019.01.05 03:07

    작년 中·러시아 신규 원전 9기 가동… 英·터키 등 원전 5기 착공

    러시아 인접 국가인 벨라루스 의회는 지난달 20일 2019년 원전 건설 계획 일정을 내놨다. 원전 2기를 짓는 벨라루스는 올해 1170㎿ 규모의 원전 1호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벨라루스는 원전 가동으로 전력 생산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95%에서 60%까지 낮추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2호기는 2020년 7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 문제로 주춤했던 원전 건설이 세계 곳곳에서 재개되고 있다. 특히 전력 사용이 증가하는 개발도상국이 원전을 완공해 전력 공급을 개시하거나, 원전 프로젝트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년 중국·러시아에서 9기 원전이 가동을 시작했고, 터키·영국·방글라데시·러시아 등에서 원전 5기에 대한 건설 공사가 착공됐다.

    ◇원전 추진하는 개도국 늘어

    프랑스의 전력 기업인 EDF는 인도 자이타푸르(Jaitapur) 원전 건설 비용과 자금 조달 방안이 담긴 제안서를 지난달 인도 정부에 제출했다. 인도 자이타푸르 원전은 1650㎿ 규모의 원자로 6기를 짓는 인도 최대 원전 프로젝트다. 22기 원자로를 가동 중인 인도는 2008년 프랑스와 원전 사업 협약을 맺고 7기 원전을 추가로 짓고 있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중국 광둥성의 타이산(Taishan) 1호기.
    2018년 전 세계에서 9기의 신규 원전이 가동되는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중국 광둥성의 타이산(Taishan) 1호기. /중국광핵집단
    필리핀과 브라질도 원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필리핀 원자력연구소는 지난달 원자력 에너지가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우수한 전력원인 점을 들어 바탄(Bataan) 원전 건설 재개를 촉구했다. 필리핀 원자력연구소는 "100개 가까운 원전이 있는 미국의 전기료는 가계 월수입의 1%를 넘지 않지만, 필리핀 중산층 가정은 실소득의 10% 이상을 전기료로 내야 하는 실정"이라며 원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도 2015년 이후 중단됐던 앙그라(Angra) 3호기 건설을 2026년까지 마무리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지난 12월 발표했다. 브라질 광업에너지부 장관 내정자는 "수력발전은 한계에 달했고, 국가 에너지 구조 다변화를 위해 원전 개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8년 세계에서 신규 원전 9기 가동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18년 국가 전력망에 연결된 원전은 총 9기다. 2015년과 2016년 각 10기에서 2017년엔 4기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중국 장쑤성에선 티안완(Tianwan) 4호기가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5·6호기는 3년 내 상업 운전을 개시하고, 7·8호기도 중국의 차세대 원자로를 기반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광둥성의 타이산(Taishan) 1호기도 작년 12월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신규 착공 원전은 2016년 3기, 2017년 4기에서 작년엔 5기로 늘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54기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원전 건설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17년 완공된 원전 건설 기간은 58개월로 2016년(74개월)보다 크게 단축됐고, 2001~2005년 가장 짧았던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했다. 10년 이상 지연된 원전 프로젝트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애초 2009년 완공이 목표인 핀란드 올킬루토(Olkiluoto) 3호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전력 생산을 시작한다.

    ◇기후 변화 대응 위해 원전 투자 늘어

    미국이나 유럽연합·일본 등 선진국의 전력 수요는 정체 상태다. 하지만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전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수요는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개발도상국이 증가분의 90%를 차지한다. 개도국들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을 늘려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IEA는 "204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은 10% 안팎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은 전력 수요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은 힝클리포인트, 무어사이드 등 13기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인데 이 중 3기는 올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일부 원전은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에 밀려 수익성 악화로 25%가량이 폐쇄 위기에 처한 상태지만 뉴저지 등 일부 주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원자력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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