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일곱 번째 LCC탄생...치열해지는 하늘길 경쟁

조선비즈
  • 송현 기자
    입력 2019.01.05 12:00

    일곱 번째 LCC 탄생 앞두고 "새 비행기로 더 멀리"
    국토부 신규 LCC 심사 중 더 큰 비행기 앞다퉈 도입
    경쟁 과열에 소비자 피해도


    부산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부산은 2월 국토부의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1월 한 달 동안 부정기편을 띄울 예정이다. 에어부산
    부산에 사는 직장인 김주리씨는 시간 날 때마다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권을 검색한다. 단돈 3만원짜리 제주도 왕복 항공권부터 16만원에 대만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권까지 싼값에 표를 살 수 있어서다. 김씨는 최근 이스타항공의 부산발 싱가포르행 항공권도 샀다. 김씨는 "그간 LCC 항공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부산~싱가포르 왕복 노선이 새로 생겨 구매했다"면서 "다양한 노선이 새로 생기는 것 같아 소비자 입장에서 좋다"고 말했다.

    국내 LCC들이 신기종을 도입하고 신규 노선을 대폭 늘리는 등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LCC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각사의 움직임이 치열하다.

    국내 LCC들은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스타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21일 국내 최초로 미국 보잉의 ‘B737 맥스8’을 들여왔다. 이 기종은 연료 소비효율이 좋아진 덕분에 항속 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비행 거리)가 6500㎞로 길어졌다. LCC들이 주로 운용해 온 B737-800NG보다 1000㎞ 더 비행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같은 기종을 4대, 제주항공은 2022년 이후 최대 50대를 들여오기로 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에어버스의 신 기종 ‘A321 네오’를 도입할 예정이다.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 항공사들은 중장거리 신규 노선을 적극적으로 발굴 중이다. 기존 국내선과 일본, 중국, 태국 방콕 등에 머무르던 취항지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발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지로 확장해 더 긴 노선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이 부산~싱가포르 신규 노선을 발굴해 전세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LCC들은 자사만 단독으로 취항하는 ‘시그니처’ 노선 개발에도 힘쓴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 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잇따라 만들고 있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지난 한 해 개설한 21개 신규 노선 중 9개 노선이 12월 한 달 동안 개설됐다. 에어서울도 작년 12월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삿포로와 필리 핀 보라카이를 잇는 노선을 취항했다.

    LCC의 경쟁력인 특가 운임 경쟁도 계속 되고 있다. 1월 기준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을 2만4700원에, 인천~도쿄 등 국제선 노선을 7만3900원에 판다. 티웨이항공은 5만~6만원대에 대구에서 일본 도시로 갈 수 있는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1월 8일부터 부산~제주 편도 항공권을 1만 4500원, 부산~마카오 항공권을 5만5300원에 판매한다.

    중대형기 도입해 대형 항공사 자리 넘봐

    이렇게 LCC들이 신기종 신노선 발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올해 안에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LCC 시장에는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6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여기에 1분기 중 1~2개 회사가 신규 LCC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K·에어필립 등으로부터 LCC 면허 신청서를 받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LCC 간 경쟁 심화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사가 가격 경쟁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LCC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가격 인하 정책을 펼 수밖에 없어 한편으로는 소비자에게 유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용 압박을 느낀 LCC들이 기존 서비스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의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직장인 김경진(가명)씨는 광주 출장을 가려고 소형 항공사 ‘에어필립’의 비행기표를 샀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14일 오후 7시 50분 김포에서 출발해 광주에 도착할 예정인 비행기였는데, 불과 탑승 6시간 전에 항공사로부터 카카오톡 메일을 받았다. 안전점검으로 인해 결항이니 대체편으로 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면 김포공항으로 가서 항공사에서 제공해주는 버스를 타고 광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씨가 구매한 돌아오는 항공편마저 같은 이유로 결항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한 시간이면 갈 거리를 버스로 무려 3시간 30분 만에 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항공권 피해 구제 건수는 총 1797건에 달한다. 에어필립은 면허권 신청서를 낸 4개 회사 중 유일하게 운항 실적을 내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6월부터 50인승 소형 비행기로 광주~김포 노선을 운영 중이다. 왕복 3만8000원에 광주를 오갈 수 있다. 최근에는 무안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오키나와를 오가는 국제선 노선도 신설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모기업 대표이사가 불법 주식 거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lus Point

    세계 최장 LCC 노선…런던~아르헨티나 1만1140㎞


    LCC 항공사들이 중장거리 노선을 개척하는 등 대형 항공사들의 ‘밥그릇’을 넘보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단순히 ‘LCC는 단거리’ ‘대형사는 중장거리’로 양분됐던 시장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까지 LCC가 따라가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대표적인 항공사가 싱가포르의 ‘스쿠트(Scoot)’와 노르웨이의 ‘노르웨지안(Norwegian)’ 등이다. 노르웨지안은 LCC 항공사 중에서 가장 긴 영국 런던~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선을 운영하는데, 거리가 1만1140㎞에 달한다. 스쿠트는 싱가포르~독일 베를린 구간을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대형 항공사가 쓰는 항공기인 보잉 787 등을 운용한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에 단거리 위주였던 LCC의 기본 콘셉트가 중장거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반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들이 LCC가 주력하는 단거리 노선을 빼앗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