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진 지분 8%를 매수했다. 한진은 한진택배 등을 운영하는 물류회사다. 앞서 KCGI는 작년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頂點)에 있는 한진칼의 지분 총 10.81%를 취득한 바 있다.
KCGI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유한회사인 엔케이앤코홀딩스와 특수관계인 2곳은 이날 한진 지분 8.03%(96만2133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는 한진칼(지분율 22.19%)에 이어 한진의 2대 주주가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분율(6.87%)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KCGI의 한진 지분 취득에 대해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권 강화 포석으로 보고 있다. KCGI는 한진 지분 취득의 목적에 대해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회사 배당의 결정 등 회사의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하지만 KCGI가 한진 이사진 교체 등에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한진칼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총수 일가와 자사주까지 포함하면 조양호 회장 측 지분이 34.59%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 외 국민연금공단(7.41%)과 쿼드자산운용(6.49%)이 한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