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페이 인류]① 류영준 카카오페이 "국내엔 경쟁사 없어…100만 가맹점 목표"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19.01.01 08:00

    "2018년 목표 10개 중 9개 이뤄…인력 충원만 다 못해"
    "오프라인 가맹점 19만개…서민 위한 서비스 내놓겠다"

    "2018년 카카오페이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0점을 줄 수 있다. 2018년 초에 세운 비즈니스 목표 열 개 중 아홉 개는 이뤘다. 다음 목표는 2~3년 안에 카카오페이를 쓸 수 있는 오프라인 가맹점 100만개를 확보하는 일이다. 오프라인 가맹점 100만개를 확보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큰 고민 없이 카카오페이를 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세밑 한파가 기세를 떨친 2018년 12월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근처에 자리한 카카오페이 본사는 바깥 날씨와 달리 후끈할 정도로 열기가 넘쳤다. 카카오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색이 가득한 사무실 풍경은 때이른 봄날을 떠올리게 했고, 기존 금융회사와 달리 편안한 차림의 직원들이 회의실이며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모여 회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카카오페이를 이끄는 류영준 대표도 다른 회의를 끝내고 인터뷰 시간에 맞춰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오프라인 가맹점 100만개를 확보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김지호 기자
    류 대표는 2018년 카카오페이의 성과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을 받자 큰 고민 없이 '90점'이라고 답했다. 2018년 목표 열 개 중 아홉 개는 이뤘으니 90점이라는 설명이었다. 류 대표의 자신감에 찬 대답대로 카카오페이는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2018년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였다. 2018년 5월 카카오페이 QR 결제를 오프라인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빠르게 거래액을 늘렸고, 경쟁사인 네이버페이(네이버)와 페이코(NHN페이코)를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를 굳혔다.

    연말에는 카카오페이에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기존 금융업계를 놀라게 했다. 류 대표는 2019년 한 해 동안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금융투자 상품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류영준 대표와의 일문일답.

    -카카오페이의 2018년 성과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0점이다. 비즈니스 목표 열 개 중 아홉 개는 이뤘다. 카카오에서 분사한 2017년은 사업을 세팅하는 시기였다. 실질적인 업무는 2018년부터였고, 크루(직원)들에게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2017년 카카오페이의 연 거래액이 3조8000억원 정도였는데 2018년에는 20조원으로 늘리자고 했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고, 온라인 시장을 키우고, 투자 서비스를 만들고 여러가지로 노력한 덕분에 목표를 달성했다. 2018년 4월에 월 거래액 1조원을 넘겼고, 9월에 월 거래액 2조원, 12월에는 월 거래액 3조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달성하지 못한 나머지 하나는 무엇인가.

    "2018년에 하고 싶었는데 못 한 것들이 있다. 인력만 해도 원래는 330~340명 정도 충원하는 게 목표였는데 아직 300명이 조금 안 된다. 인력 충원이 늦어지면서 2018년에 해야 할 업무가 2019년으로 넘어온 것들이 있다."

    -카카오페이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방향은 생활금융 플랫폼이다. 그 기반이 되는 것이 간편결제, 송금 같은 지불결제 서비스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프라인 없이 온라인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 지불결제 서비스에서 오프라인 시장은 반드시 가야 할 영역이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이 500조원 정도고 온라인 결제 시장은 60조원 정도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시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카카오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향후 2~3년 안에 오프라인 가맹점을 100만개 정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한국 전체에 있는 오프라인 가맹점이 250만개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 100만개를 확보하면 사용자들이 별 고민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19만개 정도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경쟁 상대로 중국의 알리페이를 꼽았다. /김지호 기자
    -카카오페이의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다. 카카오페이가 대체하는 건 카드 플레이트(Plate)다. 카드사와 경쟁하려는 게 아니라 플레이트를 대신해서 사용자가 결제할 때의 접점을 늘리는 게 우리의 목표다. 이렇게 보면 카드사나 금융회사는 우리의 경쟁사가 아니다. 그들이 가진 비전과 우리의 비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우리와 같은 비전을 가진 곳이 없다. 해외에서 찾자면 알리페이 정도다. 지불 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그걸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리와 알리페이가 하는 일이다. 기존 금융 서비스가 소수의 자산가를 위한 금융이라면 우리와 알리페이는 대다수의 서민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로부터 투자를 받고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도하는 제로페이에 불참한 이유는.

    "지불결제 서비스는 양면 시장이다. 사용자와 가맹점이 모두 필요하다는 뜻이다. 제로페이가 지금보다 활성화되려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왜 참여해야 하는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왜 써야 하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자는 명분 자체에는 우리도 공감하고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로페이 시범서비스에 불참한 거지 앞으로 계속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이런저런 부분이 개선되면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금융 투자업에도 진출했다. 바로투자증권은 2017년 매출액 573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한 기업금융 특화 중소형 증권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아파트앱 스타트업인 모빌도 인수했다. 모빌은 스마트폰 앱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이 전자투표, 전자결재, 전자관리비고지서, 아파트 시설물 예약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투자증권과 모빌 인수는 카카오페이가 지불결제 서비스를 넘어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11월 출시했다. 반응은 어떤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다. 아직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크라우드펀딩 뿐이다. 이걸 바탕으로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이 투자 습관을 만들게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후 투자상품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증권, 펀드를 비롯해 여러 제도권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2019년은 투자라는 카테고리를 카카오페이가 가져가는 게 목표다."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없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만큼 꼼꼼하게 준비해서 신청하려고 한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존 금융회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꼽았다. /김지호 기자
    -모빌처럼 다른 스타트업을 인수할 계획도 있나.

    "아파트는 다양한 금융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또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니즈도 높은 편이라고 판단했다. 모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카카오페이와의 핏(궁합)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카카오페이와 잘 맞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도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다. 카카오페이의 강점이 무엇인가.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다. 자동차만 해도 과거에는 하드웨어가 중요했는데 앞으로는 자율주행 같은 소프트웨어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물리적인 지점을 가지고 있고 카드 플레이트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소프트웨어와 편리한 서비스가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소프트웨어 분야를 핵심 역량으로 보지 않고 외주에 많이 맡겼는데,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고 본다. 이게 차이점이다.

    일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기존 금융회사와 우리는 의사결정의 속도가 다르다. 금융회사와 제휴 업무 등을 해보면 결재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결재나 승인이 필요한 건이 있으면 담당자끼리만 소통하지 않고 모두가 볼 수 있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다. 누구든 보고 좋아요를 누르기만 하면 승인이 난 것이다. 큰 제휴 건도 우리는 반나절이면 결재가 끝난다. 카카오페이는 '2030' 세대가 주로 쓰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의사 결정도 실무진에 위임하는 게 많다. 기존 금융회사는 의사결정자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

    -정부의 규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나.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모바일 결제서비스는 여신 기능을 탑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부분이 해소돼야 사용자들이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한도도 실명이 확인된 경우 200만원, 실명 확인 전에는 5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결제 시 1회 한도가 최대 200만원밖에 안되다보니 모바일 결제가 확대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고가의 제품은 살 수가 없고, 송금도 불편하다. 10년 전에 만들어진 규제인데 바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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