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처럼 뜰 줄 알았던 제네시스 침체…반등 전략은?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입력 2018.12.19 06:00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올들어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앞세워 국내·외 북미 시장 등에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제네시스의 주력 모델들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15년 말 브랜드 출범 당시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도요타 렉서스와 자웅을 겨룰 고급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했다. 그러나 올들어 제네시스는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특히 판매가 급감하며 경영진의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 제네시스 美 판매량, 전년比 53% 급감…6개월째 月 1000대 밑돌아

    올해 11월 열린 LA 오토쇼의 제네시스 전시관/진상훈 기자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중형세단 G70과 대형세단 G80, 플래그십 대형세단 G90 등 제네시스 브랜드 3종 모델의 합산 판매량은 5만501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1096대에 비해 7.7% 증가한 수치지만, 여기에는 지난해 9월 출시된 G70의 판매량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G80의 경우 3만4614대로 전년동기대비 5.6% 줄었고 G90은 7570대가 판매되는데 그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34.1%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들어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3종 모델의 판매량은 96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40대에 비해 53.2% 급감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판매량은 매달 1000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417대로 지난해 11월 판매량(1777대)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미국 시장에 투입된 G70의 경우 국산차 최초로 미국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지만, 실제 판매량은 고작 180대에 그쳤다.

    올들어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은 60만2527대로 전년동기대비 9.4%, 기아차는 54만2245대로 8% 각각 줄었다. 제네시스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셈이다. 게다가 현대차는 소형 SUV 코나, 중형 SUV 싼타페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하반기 들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

    ◇ 내년 SUV 출시, 美 판매망 정비로 반격 기대

    자동차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 부족한 모델 라인업을 꼽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세단의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SUV의 판매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제네시스는 세단 3종만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네시스의 첫번째 SUV인 GV80 콘셉트카/현대차 제공
    제네시스는 내년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번째 SUV 모델인 GV80이 출시되면 본격적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준대형 모델인 GV80을 시작으로 중형 SUV인 GV70과 준중형 SUV인 GV60 등을 잇따라 출시해 오는 2020년까지 6종의 모델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내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판매망도 본격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LA 오토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까지는 미국에서 제네시스 딜러 허가를 받은 주(州)가 30개를 밑돌았지만, 이제 50개주 전역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내년에는 적극적인 마케팅·영업 활동을 통해 판매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 인피니티는 전기차로 전환…저무는 고급 브랜드 시대, 새로운 전략 필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SUV 모델을 투입하고 판매망을 정비해도 당초 현대차그룹이 목표한대로 제네시스가 글로벌 고급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껏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판매와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고급차에 대한 수요 감소와 친환경차 증가 추세 등을 반영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닛산은 지난 1989년부터 운영해 온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만들기로 했다. 볼보도 고성능차를 만드는 자회사 폴스타를 전기차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전기차 콘셉트카 모델인 에센시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대량 판매모델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점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점도 제네시스의 숙제다.

    최근 출시된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의 디자인과 성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고급 브랜드의 제네시스로 와야 할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볼륨 모델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로 이달 출시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경우 부분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한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기본 적용돼 있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를 렉서스와 필적할 고급 브랜드로 키우려면 프리미엄 전기차나 고성능차 등을 출시해 차종을 더욱 세분화하고 장기적인 판매전략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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