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유통서 온라인 심리상담까지… 이색 스타트업에 돈 몰린다

조선일보
  • 조재희 기자
    입력 2018.12.13 03:09 | 수정 2018.12.13 10:29

    벤처캐피털 대안 투자로 각광

    축산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글로벌네트웍스는 12일 KT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50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미트박스'는 육류수입업자, 가공공장 등 판매업자와 식당, 정육점 같은 고객이 직거래하게 해주는 일종의 오픈마켓이다. 과거 유통업체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던 육류 도매 시장에 직거래 모델을 도입, 설립 4년 만에 회원업체 3만 곳을 확보했다. 이하병 KT인베스트먼트 팀장은 "대형 도매상들의 지위가 강력한 육류 유통 시장에서 빠르게 매출을 늘려나가는 것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 위주로 몰리던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이 최근 들어 온·오프라인(O20)을 결합한 이색 스타트업으로 향하고 있다. 육류 도매상뿐 아니라 피트니스센터, 수산물 시장,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피트니스센터, 수산물 정보업체까지

    피트니스센터 스타트업 짐티는 최근 3개월 만에 패스트인베스트먼트,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2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약 33㎡(10평) 안팎의 작은 공간에서 1대1로 이뤄지는 맞춤형 트레이닝과 온라인 관리프로그램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기 광교, 판교 등에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패스트인베스트먼트 계열의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각 지점에도 센터를 열 계획이다.

    벤처투자 이어지는 이색 스타트업들

    수산물 정보 서비스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도 수산물 물류로 사업을 확대하며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노량진수산시장의 어패류 시세 정보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제공하며 이름을 알렸다. 법인 설립 반년 만인 지난 6월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2억원을 유치했다. 앱(응용프로그램)과 웹사이트를 합친 누적 방문자 수는 2000만명에 이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규 자금으로 앱 개선 작업을 마쳤으며 수산물 해외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심리 상담을 온라인으로 옮겨 1대1 채팅, 전화·영상 상담을 제공하는 아토머스도 올 들어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회사 D2SF 등으로부터 22억원을 유치했다. 김양하 네이버 매니저는 "온라인 심리상담 시장은 해외에서도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이며 "아토머스의 마인드카페는 2년 만에 회원 46만명을 확보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설립한 가축 헬스케어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에도 지난달 말 13억원 초기 투자가 이뤄졌다.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돼지의 면역력을 강화해 항생제 투여율을 줄인 게 평가를 받았다.

    기존 문제 해결하면서 성장성 기대

    이 스타트업들은 비(非)효율이 쌓여 있던 기존 서비스에서 혁신을 이뤄냈다는 게 공통점이다. 미트박스는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면서 가격을 30%가량 낮췄고, 짐티는 임차료 부담을 줄여 개인 트레이닝 비용을 기존보다 20~30% 낮췄다. 박경훈 짐티 대표는 "트레이너는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고객 관리가 쉬워 만족하고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이 적어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혁진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낙후된 시장에 젊은 스타트업이 뛰어들면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성장성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시중에 자금이 풍부한 것도 이 같은 이색 스타트업으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로 꼽힌다. 10월 말 기준 국내 벤처투자펀드 운용액은 22조2000억원으로 불과 4년 전인 2014년(12조원)의 두 배에 이른다. 이귀진 스마트에쿼티파트너스 대표는 "기존 오프라인 전통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스타트업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한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업체는 1~2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분야별로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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