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김수현 실장과 매주 회동…격주로 대통령에 보고”

입력 2018.12.11 16:17 | 수정 2018.12.11 16:27

불황 공식 인정…"단기 대책 대거 준비"
"경제 심리 저하, 정책 과속에 일부 원인"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주 금요일 정례회동을 갖는다. 또 김 실장을 비롯해 윤종원 경제수석,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비공식 경제 문제 협의체를 운영한다. 전임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소통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11일 세종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진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주 금요일 고정적으로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의견 조율을 위한 자리"라며 "필요하다면 관련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실장과의 양자 회동을 기본으로 청와대와 경제 부처 간 정례 회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기획재정부
정책실장과 양자 회동·비공식 정책 회의·대통령 격주 보고 신설

또 홍 부총리는 "경제 장관 몇 명과 청와대 수석 비서관 몇 분이 만나서 조율하고 협의하는 비공식 모임도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실장과의 정기 양자 회동과는 별도로 비공식 회의를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이 비공식 회의는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박근혜 정부 당시 ‘서별관 회의’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던 비공식 협의체와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와 달리 한국은행 총재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경제현안간담회를 대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회의 방식이나 참석자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 김수현 실장이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서 홍 부총리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수현 정책실장 없이 홍 부총리 주재로 비공식 회의를 열고, 이와 별도로 김수현 실장과 정책협의를 하는 ‘투 트랙’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에 2주에 한 번 보고하는 자리를 정례화하겠다는 뜻도 홍 부총리는 밝혔다. 그는 "인사청문회 때 말 한 것처럼 대통령님께 격주로 보고드릴 수 있도록 청와대에 요청 하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2주마다 경제부총리가 대통령님께 경제현안을 보고하고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이 정규적으로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홍 부총리는 덧붙였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각자 정책 어젠더를 밀고 나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홍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혼자가 아니라 여러 경제부처 장관들과 한 팀이 돼 함께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수현 정책실장이 부처간 업무 협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 "최저임금 제도 개선 내년 1분기 내 추진"

홍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경제의 엔진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그에 바탕을 둔 도전과 혁신인데 그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민간의 경제하려는 동기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져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민간 부문이 부진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일부 정책이 일부 우려로 나타나면서 경제 심리가 떨어져왔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래 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 소상공인들의 과당 경쟁, 온라인 위주로 소비 패턴 변화, 인구 구조 변화 등 이런 것들이 같이 맞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부문 부진에 대한 여러 원인을 나열하면서 일부 정부 정책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 내에 임금 인상률 구간을 미리 정하는 구간설정위원회(가칭)를 두어 다음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는 등의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가 5월이면 2020년도 임금 결정 과정에 들어간다"며 "1분기까지 논의가 마무리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중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바꾸되, 최저임금법 개정 등 시간이 걸리는 방식 대신 현 위원회 운영 방식 개선 등에 방점을 찍겠다는 얘기다.

◇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 과제 매듭 지을 것"

그는 서비스 산업 규제 개혁 등 현안에 대해서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핵심 과제에 대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와 빅딜이 필요한 과제와 관련해서, 타결될 때까지 시간을 기다리는 것보다 몇 개 잡아서 상반기에 진전이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총론보다 각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실용주의에 입각해 정책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프레임에 갇힌 정책 논쟁에서 벗어나자"며 "당위성에 매몰된 정책은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레임에 갇힌 정책 논쟁’의 대표적인 예로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쟁"을 거론했다.

부총리는 "현재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 경로에서 보면 밑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불황 국면임을 공식 인정했다. 다만 "예전에 우려하는 것처럼 위기나 침체 국면은 아니다"며 급격한 경기 추락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홍 부총리는 "경제활력 제고에 방점을 찍은 데에는 단기 대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공격적 재정 정책 등 단기 대책을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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