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靑의 홀대론은 옛말…이젠 '금융우대론'

조선비즈
  • 김형민 기자
    입력 2018.12.09 12:00

    "금융정책 없었으면 어쩔뻔했습니까?"

    지난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당시 사회수석)이 금융당국 관계자를 만나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 만해도 ‘금융홀대론’이 불거질 만큼 금융당국 및 금융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은 극도로 낮았다. 하지만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카드였던 대출규제가 시장에 먹혔고 올해 상반기 사회문제로까지 불거졌던 가상화폐 '투기광풍'도 결국은 금융당국의 규제책으로 멈췄다.

    조선DB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사회수석이었던 지난 9월 일명 9.13 부동산 대책 마련을 주도했다. 당시 금융부문 대책은 대출규제였다. 당초 부동산 대책에 대출규제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실장이 금융당국에 규제 방안을 구상해 달라 요청했고 금융당국이 9·13 대책의 핵심이었던 대출규제 카드를 도출했다.

    9·13 대책의 큰 골자는 신규주택 공급, 종합부동산세 인상, 대출규제다. 이중 주택공급은 당장 현실화될 수 없는 장기 대책이어서 단기간에 집값 안정을 유도할 수 없었고 종부세 인상안 역시 당시 국회 문턱에 막힌 터였다. 종부세 개정안은 지난 8일 국회를 통과됐지만, 9·13 대책보다는 완화됐다. 9·13 대책에서는 종부세 세 부담 상한 비율이 300%였는데, 개정안에서는 200%로 낮아졌고 1주택자에 대한 주택 장기 보유 공제율도 40%에서 50%로 상향됐다.

    결국 부동산 과열은 대출규제로 진정됐다. 금융당국은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신규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또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도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대출을 막았다. 임대사업자에게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를 적용했다.

    예상보다 강했던 대출규제로 질주했던 부동산 시장은 잠잠해졌다. 9·13 대책 발표 한 달이 지난 10월 중순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달 대비 0.86% 상승하는데 그쳤다. 대책 발표 직전 한 달 동안 2.82%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가상화폐 투기광풍도 금융당국이 진정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행법상 규제할 수단이 없던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하루 만에 수백 퍼센트를 오르내릴 정도로 과열됐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했던 가상계좌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고 가상화폐 실명거래제를 도입해 당국의 감시대상에 올려놨다. 결국 가상화폐 시장도 금융당국의 강경 정책에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고 1000만원을 넘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300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과열과 가상화폐 투기 광풍 등을 잡으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금융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현안 보고 이후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불법 사금융단속, 일괄담보제 도입 등을 직접 지시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금융정책에 대해 거론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에서 내년 대내외 경제가 악화될 우려가 있어 서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 절실할 것"이라며 "이는 금융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라 ‘금융홀대론’에서 ‘금융우대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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