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선행지표 ‘자본재 수입’ 감소세…투자 전망 '암울'

조선비즈
  • 연선옥 기자
    입력 2018.12.09 06:00

    재화 생산 투자에 이용되는 자본재, 3분기 6.5% 감소

    인천에서 전자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각종 비용을 줄여가며 올해를 근근이 버텼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경기 상황이라면 올해 새 장비를 들여 노후 장비도 교체하고 생산 설비도 늘리겠지만, 비용 줄이기에 급급하다 보니 투자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그동안 중국 등에서 기계 설비를 수입해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A씨는 "경기가 회복돼 매출이 늘어야 설비도 교체하고 앞으로를 도모할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며 "당장 매출이 뚝 떨어지니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자본재 수입이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재는 재화 생산을 위한 투자에 이용되는 생산수단이라 앞으로 투자와 수출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자본재의 수입 의존도는 40~50%로 추정된다.

    경기 침체에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격인 자본재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 공장의 생산 설비가 멈춰있다./조선일보 DB
    우리나라 총수입액은 올해 3분기까지 꾸준한 증가세(전년동기대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7.8%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3.7%, 2분기 12.9% 증가했고 3분기에는 7.8% 늘었다. 영업일수가 늘어난 10월에는 수입액이 27.9%나 늘었다.

    하지만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 수입은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3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6.2% 증가했던 자본재 수입은 1분기 12.8%, 2분기 1.5% 증가했고 3분기에는 6.5% 감소했다. 특히 기계류 수입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9% 증가했던 기계류 수입은 올해 1분기 5.5% 감소했고, 2분기 5.3%, 3분기에는 13.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밀기기 수입 역시 올해 1분기 4.1%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2.0% 감소했고 3분기에는 5.2%로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120.8%를 기록했던 반도체 장비 수입 증가율은 올해 1분기 72.3%, 2분기 0.6%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3분기에는 31.5% 줄었다.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추세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들이 생산에 쓰는 기계장비 등 자본재 공급은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2.9% 감소했다. 2013년 1분기(-15.5%)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자본재 국내공급(-11.6%)과 수입(-15.7%)이 모두 감소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는 내년 생산과 수출,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3.4% 증가했지만 2분기에 5.7% 감소세로 돌아섰고 3분기에도 4.4%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이미 설비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설비투자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자본재 수입 감소가 지속될 경우 투자가 추가로 위축돼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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