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美뉴욕팰리스 인수 3년…빛 보는 ‘글로벌 롯데’

조선비즈
  • 유윤정 기자
    입력 2018.12.09 08:00

    고가(高價) 인수 논란에 경영권 분쟁때 공격받기도
    세계 정상 묵는 호텔 알려지며...‘롯데’ 브랜드파워 확장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는 ‘ㄷ’자 형태의 건물이 있습니다. 뉴욕 부동산 재벌 해리 햄슬리(Harry Helmsley)가 1972년 구매한 빌라드 맨션인데요. 이 건물은 133년전 철도건설 사업으로 뉴욕 유명 부호의 반열에 오른 헨리 빌라드의 사옥이었죠.

    햄슬리는 10년에 걸쳐 이 사옥을 호텔로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옥이 뉴욕시 건축문화 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난관에 봉착했죠. 결국 그는 사옥 부분에 대한 신축 건물 개발은 포기하고 사옥 앞마당 부분만 54층 규모의 호텔로 개발했습니다.

    롯데가 지난 2015년 미국계 사모펀드로부터 8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한 ‘뉴욕팰리스’ 이야깁니다. 국내 기업 중 맨해튼 중심가에 호텔을 보유한 곳은 롯데가 처음이자 유일한데요. 센트럴파크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까운 최적의 입지에 연회장만 23개에 달합니다.

    당시 신동빈 롯데 회장의 통 큰 결정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왠만한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가격에 호텔을 매수하는 것이 적절한 지 논란도 있었죠. 2016년 경영권 분쟁 때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뉴욕팰리스 고가 인수를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신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묵는 곳이라는 미국의 언론보도까지 나올 정도인 만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맞섰죠.

    특히 이 건물은 건축문화 유산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미국의 까다로운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에선 건축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건물은 외관부터 내부 시설을 변경하는 것이 매우 엄격한데요. 간판을 다는 등 간단한 변경을 신청할때도 인허가에 3~6개월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롯데는 이 호텔 인수 후 더 뉴욕팰리스(The New York Palace)'에서 The를 Lotte로 바꿔 '롯데뉴욕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뉴욕시 당국이 3개월 넘게 허가를 내주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죠.

    3년이 지난 지금 롯데의 투자는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 호텔은 뉴욕 맨해튼 1번 애비뉴의 42~47번가에 걸쳐있는 유엔총회장과 거리상 가장 가깝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세계 정상들이 선호하는 호텔’로 자리잡았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이 곳에 묵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017~2018년 이곳에서 한·미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죠.

    지난 9월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롯데뉴욕팰리스 하버드룸/청와대 페이스북
    미 고위 관료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만나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라피엘 나달, 비너스 윌리엄스, 정현 선수 등 유명 스포츠 스타들도 매년 8월 이 곳을 찾습니다.

    실적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 호텔은 매년 약 1억9000만달러(213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2016년보다 4.3% 성장했습니다. 롯데호텔 전체 연 매출의 약 20% 이상이 뉴욕팰리스에서 나옵니다.

    롯데뉴욕팰리스는 지난 30일 포브스가 선정하는 ‘연말 최고의 호텔 20’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시드니 포시즌스, 보스턴 인터컨티넨탈, 뮌헨의 만다린 호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죠.

    주요 기업들이 세계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연간 수조원의 마케팅 비용을 씁니다. 삼성전자가 매년 6조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롯데는 뉴욕팰리스를 통한 브랜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최근 3년새 크게 오른 땅값은 덤입니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롯데는 세계 26국에 진출해 있죠.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에탄 분해 시설을 추진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4조원을 투입해 초대형 나프타 분해 시설을 건립중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는 2022년을 목표로 롯데몰을 짓고 있죠. 호치민에는 에코스마티시티를 착공할 계획입니다.

    롯데 관계자는 "뉴욕팰리스호텔이 ‘롯데’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위탁경영 및 공동투자 제안도 지속 늘고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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