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까지 보는 GM…한국 법인분할 '안갯속'

조선비즈
  • 김형민 기자
    입력 2018.12.06 12:00

    산업은행 "한국GM 법인분할 무조건 반대 아냐…합리적 이유 소명해야"
    美 정부 '미운털'에 급해진 GM "본사에서 내린 결정, 하루 빨리 해결해야"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이 한국GM 법인분할 문제를 두고 다시 지리멸렬한 협상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배리 엥글 GM해외부문 사장이 지난 4일과 5일 연달아 이동걸 산은 회장과 법인분리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한 것에 그쳤다.

    엥글 사장은 본사차원에서 결정된 문제여서 법인분할을 쉽게 철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걸 회장 역시 법인분할 문제가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예단할 수 없어 찬성할 수 없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서 급한 쪽은 GM이다. GM은 최근 북미 지역 공장 5곳을 포함한 글로벌 공장폐쇄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이런 상황에 GM이 추진하는 한국GM 법인분할이 철회 혹은 유예될 경우 미국 정부의 심기는 더 불편해질 수 있다. 한국은 그대로 두고 미국 공장만 구조조정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도 촉박하다. 당초 GM이 계획한 법인분할 추진 일정은 지난 3일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6일 "GM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이슈와 한국에서의 법인분할은 어찌보면 연결돼 있는 이슈"라며 "한국GM이 당장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GM 법인분할은 GM의 글로벌 구조조정 성과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DB
    산은은 한국GM 법인분할이 회사의 경영상황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인분할 문제는 향후 한국시장의 구조조정, 더 나아가서는 철수로 연결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산은은 한국GM 법인분할을 곧 한국시장 철수로 연결하고 있지 않지만, 법인분할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한국GM 노동조합 등 당사자들에 충분히 법인분할 이유와 계획 등을 소명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분할이 곧 바로 구조조정이나 한국시장 철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GM은 법인분할의 경우 대주주의 자율적 경영전략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이를 일일이 설명하고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GM 입장에서는 당초 지난 4월에 맺은 협상에 따라 법인분할이 비토권에 해당되지 않아 산은의 동의를 사전에 구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지 않다.

    특히 GM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법인의 다운사이징(기업의 생산능력 등을 줄여 비용을 절약하는 일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GM만 현상태 그대로 유지할 명분이 없다. 최근 미국 공장 5곳을 포함한 GM의 구조조정 발표 계획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GM은 미국 정부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협상과 작금의 차이점은 GM 입지가 다소 좁아졌다는 것"이라며 "지난 번엔 한국시장 철수가 최대 무기였지만, 이번엔 그 카드를 당장 쓸 수 없고 미국 정부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에서 급한건 GM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법인분할 문제는 산업은행과 GM 간 물밑협상, 동시에 법적 분쟁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리 앵글 사장은 당분간 한국에 머물며 산은과 계속 협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이 산업은행의 한국GM 주총결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에 대해서도 항소를 준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앞서 한국GM이 연구개발 법인분리를 승인한 주총 결의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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