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모바일 버리고 클라우드 선택… MS 살린 나델라의 한 手

조선일보
  • 강동철 기자
    입력 2018.12.06 03:08

    세계 최대 시총 기업으로 부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시가총액 8512억달러(약 942조 3000억원)를 기록하면서 미국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MS가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닷컴 버블이 꺼지기 직전인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MS는 현재 애플·아마존과 주가 변동에 따라 시총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때 테크놀로지 업계의 변방으로 밀려났던 MS가 화려하게 전면에 재등장했다. MS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윈텔(윈도와 인텔의 합성어)로 불리며 PC 시대를 석권한 IT 맹주였다. 하지만 IT 기기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에 밀리는 처지였다.

    MS 부활의 배경에는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MS는 나델라 CEO가 취임한 2014년 868억3300만달러(약 96조1240억원)였던 매출이 올해는 1103억 6000만달러(약 122조 1700억원)로 27%가 늘었다. 주가 상승 폭은 극적이다. 2014년 1월 37.16달러였던 MS 주가는 3일 112.09달러로 3배 넘게 뛰었다.

    뒤처진 모바일 사업 과감히 포기하고 클라우드 사업에 올인

    2014년 2월 취임한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퍼스트' 전략을 내세웠다. 애플·구글 등에 뒤처진 모바일 사업에서 손을 떼고 빠르게 성장하는 신사업인 클라우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MS는 당시 클라우드 시장을 완전 장악한 아마존에 한참 뒤떨어진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MS는 기업 고객에게 단순히 데이터 저장 공간만 파는 방식이 아닌 '애저(Azure)'라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시했다. 본래 PC 시절에 강했던 윈도 운영체제(OS)나 오피스365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해 아마존과 차별화했다. 과거의 경쟁력을 신규 비즈니스 개척에 접목한 것이다.

    MS 매출 추이 그래프

    MS는 지난 3분기 애저를 통한 클라우드 사업 매출만 86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MS 전체 매출의 29.5%에 달한다. 2015년 이 시장에 뛰어든 이래 매분기 평균 76%씩 성장한 결과다.

    반면 전임 CEO였던 스티브 발머가 추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과감하게 손을 뗐다. 스티브 발머 전 CEO는 2013년 노키아로부터 72억달러에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했다. 하지만 나델라 CEO는 불과 2년 만에 인수 대금 전체를 손실 처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한 데 이어 2016년 사업부 전체를 대만 폭스콘에 매각했다. 본래 경쟁력의 원천이 소프트웨어인 MS가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애플·삼성전자와 싸워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②애플·구글 등 경쟁사와도 협력

    나델라 CEO의 스마트폰 제조 부문 매각에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었다. 이미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애플·구글·삼성전자를 우군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MS는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주자인 애플·구글·삼성전자와 경쟁하는 대신 이들에 앱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주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MS의 오피스365 앱을 구글 안드로이드 OS, 애플의 iOS에도 쓸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MS의 소프트웨어를 쓰게 되면서 현재 MS 매출의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최대 매출원(源)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MS는 1990년대 PC 시대 때만 해도 윈도 독점 파워를 앞세운 폐쇄주의로 일관했다. 하지만 나델라 CEO는 과거의 독점 비즈니스 관행을 버리고 경쟁사와 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MS는 최근에는 주력 시장인 클라우드에서 경쟁하는 아마존과도 손을 잡았다. MS와 아마존은 각각 자사의 인공지능(AI)인 코타나와 알렉사를 상대방의 서비스에 쓸 수 있게 했다.

    ③수십조원짜리 M&A로 신사업 확보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유망 사업을 단숨에 움켜쥔 것도 성장 비결이다. MS는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직장인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을 262억달러(약 29조원)에 인수했다. MS는 단숨에 링크드인이 보유한 5억명 이상의 전 세계 직장인들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의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를 75억달러(약 8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깃허브는 2800만명이 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여 AI·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과 관련한 토론도 진행하고 공동 개발도 하는 공간이다. MS는 깃허브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품에 안고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MS가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오피스365로 대표되는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는 클라우드·AI 등 나델라 CEO가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미래 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구글·아마존 등 경쟁 기업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13.3%로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51.8%)와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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