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葬 시대… 1인당 300만원, 150명 유골 담은 인공위성 발사

입력 2018.12.05 03:16

[오늘의 세상]
美벤처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
가로·세로 1㎝ 캡슐에 유골 넣어 지구 4년간 돈 뒤 대기권서 산화

초소형 납골함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우주장(宇宙葬)' 시대가 열리고 있다. 벤처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는 일본인 30명을 포함, 150명의 유골이 담긴 인공위성을 4일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우주장 사업을 해 온 엘리시움 스페이스는 죽은 사람의 유골을 가로·세로 1㎝가량의 작은 캡슐에 넣은 후, 이니셜을 각각 새겼다. 이 캡슐들은 길이 약 15㎝의 정사각형 박스에 차곡차곡 넣어져 인공위성에 실렸다. '유골 위성'은 앞으로 4년간 지구 주위를 돈 후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타버리게 된다. 그동안 유족들은 이 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성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유골을 담은 우주장 위성을 실은 로켓이 4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발사되고 있다.
유골을 담은 우주장 위성을 실은 로켓이 4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발사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고인(故人)의 이니셜이 새겨진 초소형 납골 캡슐이 빼곡히 담긴 모습. /엘리시움 스페이스
이번에 우주장을 치른 이들은 평소 우주에 관심이 있던 이들이다. 2016년 세상을 떠난 미국인 제임스 에버린은 미사일, 로켓을 좋아했다. 자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에 나가 로켓 발사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사망할 때 우주에 유골을 뿌려달라고 했다. 그의 소원대로 에버린의 유해는 이니셜 JME가 새겨진 초소형 납골 캡슐에 들어갔다. 그의 부모는 우주로 떠난 아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는 지상에 내려앉은 독수리였다. 지금은 천국 높은 곳에서 춤추고 있기를…."

일본인 간바라 겐지(80)씨는 2006년 사망한 차녀의 유골을 인공위성에 넣어 우주로 보냈다. 그녀도 사망할 때 우주장을 희망했다. 4일 인터넷을 통해서 유골 위성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간바라씨는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NHK는 우주장 비용엔 약 30만엔(300만원)이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엘리시움 스페이스는 우주장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장례식을 계획하고 있다. 유골을 실은 인공위성이 우주 공간에 머물다가 지상으로 돌아오거나, 달 표면까지가 보내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날 유골 위성을 쏘아 올린 로켓은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팔콘9 블록5 모델'이다. 이 로켓에는 우리나라 과학연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1호'를 포함해 17개 나라에서 온 67기의 위성이 함께 실려 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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