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조원·쿠팡 2조원 투자… 온라인 쇼핑시장 '錢의 전쟁'

조선일보
  • 조재희 기자
    입력 2018.12.04 03:07

    100兆시장 잡기 춘추전국시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전(錢)의 전쟁'이 시작됐다. 쿠팡이 지난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에서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를 투자 유치해 공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자, 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물론이고,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도 100조원 규모 온라인 쇼핑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롯데·신세계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조(兆) 단위 온라인 쇼핑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2500만 인구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메가시티(mega city)"라며 "세계적 투자자인 손정의 회장까지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AI 기술에 대규모 투자 감행하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

    엄청난 현금을 확보한 쿠팡은 올해 거래액 8조원 달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작년에 4조5000억원 안팎 규모에서 거의 2배 가까운 성장이다. 투자금은 전국을 하나로 묶는 물류망 구축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현재 전국 10여 지역에 총 연면적 100만㎡(축구장 151개 넓이)인 물류 센터를 내년 말까지 두 배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 때 고객들의 구매를 돕는 상품 추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도 연구 인력을 대거 배치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는 UPS나 페덱스보다 편리하고 상품 검색과 추천은 네이버를 넘어서는 '최고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치열해지는 온라인 쇼핑 업계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 이베이코리아는 내년 상반기에 경기도 화성 동탄에 축구장 18개보다 큰 초대형 물류 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고객이 각기 다른 여러 판매자(셀러)들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이를 물류 센터에서 한 상자에 함께 담아 보내는 통합 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물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G마켓·옥션 판매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는 지난 6월 국민연금 등에서 500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9월에는 온라인 쇼핑 사업만을 전담하는 별도 법인으로 새출발을 했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LG전자를 거친 AI 전문가 이상호 대표가 전면에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11번가의 한윤재 실장은 "11번가는 모든 온라인 쇼핑 활동의 첫 관문이 되는 게 목표"라며 "SK그룹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통해 쇼핑에 통신·미디어를 결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강자 네이버는 지난달 온라인 쇼핑과 간편 결제인 네이버페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의 사내 독립 기업(CIC)으로 출범했다. 앞으로 네이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도 온라인 쇼핑 메뉴를 강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이달 초 온라인 쇼핑을 총괄하는 자(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설립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등 다양한 쇼핑 서비스 간 시너지를 확대한다.

    롯데·신세계도 온라인 쇼핑에 조(兆) 단위 투자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롯데와 신세계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롯데는 2022년까지 통합 시스템 구축과 인공지능 검색 등 온라인쇼핑 시장 공략에 3조원을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롯데닷컴·백화점·마트 등 7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해 5년 내 국내 온라인 쇼핑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물류 자회사인 글로벌로지스와 로지스틱스를 합병했다. 앞으로 3000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쇼핑 전용 택배 터미널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내년 초 출범하는 온라인 통합 법인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해 신선 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용인과 김포에 이어 수도권 물류 센터도 더 늘릴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 주요 업체들 간 최대 경쟁 요소가 된 물류와 인공지능 기술은 대규모 투자가 필수라는 점에서 업체 간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현장에 잇따라 적용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며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기업들 간 경쟁이 앞으로 4~5년간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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