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학자 "두번째 유전자 편집 아기 임신", 세계 과학계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동"

입력 2018.11.30 03:10

"정당한 연구도 위축될것" 우려… 中 정부도 윤리위반 조사 착수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를 출산시켰다고 밝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중국인 과학자가 국제학회에 나와 또 다른 유전자 편집 아기를 임신 중이라고 발표했다. 과학계는 한목소리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지만 해당 연구자는 "에이즈 가족에게 살아갈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고 반박했다.

중국 선전 남방과기대의 허젠쿠이(賀建奎) 박사는 28일 홍콩에서 열린 인간 유전자 편집 국제학술대회에 나와 "남자들이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은 부부 여덟 쌍을 대상으로 수정란에서 에이즈 유발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한 부부가 이 방법으로 여아 쌍둥이를 출산했고 다른 부부는 현재 임신 초기에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는 단백질 효소이다. 허 박사는 지난 26일 일부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수정란의 CCR5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게 한 다음 여성의 자궁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CCR5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될 때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학회 참석자들은 허 박사의 주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 미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야 이 일에 대해 알도록 한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연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지 데일리 미 하버드대 의대 학장도 "에이즈는 유전자 편집이 아니면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 아니다"며 "이번 일로 인해 정당한 질병 유전자 편집 연구마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당장 연구 윤리 위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허 박사는 소속 대학과 병원에 이번 연구를 알리지 않았다고 말해 처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는 인간 수정란에 대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도 연구 목적만 허용할 뿐이다. 성인의 질병 유전자를 바꾸면 그 효과가 한 사람에 그치지만, 수정란은 후대로 바뀐 유전자가 유전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외모와 지능을 원하는 대로 만드는 맞춤형 아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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