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초보를 숙련공 둔갑시켜 투입… 건설사가 거절 땐 현장 봉쇄

입력 2018.11.29 03:22 | 수정 2019.03.02 07:05

['無法' 민노총] 건설노조에 가입시켜 조합비 月3만원 챙기고 '인력 꽂아넣기'
건설사 협박해 무경력자 일당 '11만원→15만원'으로 뻥튀기

26일 오후 청바지 차림으로 서울 영등포구 한 건물 2층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서울지부에 들어섰다. "건설 일용직인데 노조에 가입하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고 하자, 초록색 노조 조끼를 입은 남자가 구직(求職) 신청서 양식을 내밀었다. "현장이 배정되면 노조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직종란에 '형틀목공'(목수), 경력란에 최소 단위인 '1개월'이라고 적어 냈다. '얼마나 해봤느냐'는 질문에 "아는 형님 따라 며칠…"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초록 조끼의 한 남자는 "일자리가 나면 연락드리겠다. 받게 될 일당은 15만5000원"이라고 했다. 노조 사무실 여직원이 "조합비는 월 3만원"이라고 했다. 이렇게 아무런 검증 없이 약 10분 만에, 기자는 기능직인 '형틀목수'로 취직할 준비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왔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건설 현장에 들어올 예비 노동자'도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자체 규약을 갖고 있다. 이 규약을 활용, 실업자까지 조합원으로 받아 세(勢)를 불리고 있다. 건설노조 조합원 수는 작년 초 기준 3만1000명이다. 건설기계 등 4개 분과가 있는데, 그중 '노가다'로 불리는 토목건축 분과 조합원 수가 2012년 2600명에서 1만8000명으로 6년 새 7배로 급증했다.

건설사들은 "건설노조가 이렇게 만든 노조원을 공사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건설사에 고용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건설 현장의 고용 자체를 사실상 민노총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요구, 거절하면 무력시위

기자가 제안받은 '일당 15만5000원'은 경력도 기술도 없는 이에게는 상당히 높은 임금이다. 이런 경우 서울시내 직업소개소를 통하면 11만~13만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수수료 10%를 뗀 9만9000~11만7000원을 근로자가 가져간다. M인력사무소 소장은 "15만5000원은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경력 1개월 미만 초짜가 절대 받을 수 없는 돈"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달 초 수도권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며 출근하는 다른 근로자를 몸으로 막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달 초 수도권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며 출근하는 다른 근로자를 몸으로 막고 있다. /독자제공

그런데도 민노총 건설노조가 15만5000원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시공사인 종합건설사와 도급 계약을 맺고 현장에 들어온 전문건설사를 압박해 노조원을 취직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력 18년차 반장 C씨의 경우 올 초 '인력 전원을 건설노조원으로 고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는 "내가 아는, 검증된 인력만 쓰겠다"며 거절했다. 다음 날 새벽 건설노조원 20여 명이 몰려와 현장 입구에 '외국인 불법고용 반대' 등의 현수막을 펼치고 늘어섰다. 명분은 '외국인 근로자'였지만 실제로는 국적 불문 현장 출입을 막았다. 다시 협상이 시작됐고 결국 10개 팀 중 7개 팀을 노조원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런 일은 이달 평택에서, 10월에는 시흥에서, 5월은 서울 마곡에서도 벌어졌다.

◇노조 가입하면 몸값 뻥튀기

숙련도와 상관없이 둔갑한 민주노총 근로자의 생산성이 좋을 리 없다. 이달 초 수도권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목수들이 콘크리트 틀을 짜고 있었다. 그런데 팀 간 작업 속도가 눈으로 보기에도 서로 달랐다. A팀에선 근로자 한 명이 담배를 빼어 물자 다른 팀원 두어 명이 슬금슬금 모여들었다. 담배가 타는 2분여간 잡담을 주고받다가 터덜터덜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반면 B팀은 취재진이 지켜본 30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

이들이 퇴근한 뒤 작업반장과 함께 현장을 돌아본 결과도 그대로였다.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A팀이 작업한 총면적은 약 160㎡, B팀은 약 250㎡였다. A팀은 민노총 건설노조 인력이고, B팀은 하도급사 반장이 직접 채용했다. 양쪽 모두 '형틀목수' 자격이고, 일당도 21만원씩으로 똑같다. 반장은 "A팀은 목수들이 차는 못주머니만 찼을 뿐, 내가 보기엔 10만원짜리 잡부(보통 인부)"라고 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민노총 인력을 비싸게 쓰면 공사비도 그만큼 오른다"며 "그 돈은 정상적이라면 하도급 건설사가 이익으로 가져가거나, 분양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해야 하는 돈"이라고 했다. 통상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의 절반정도가 공사비고, 공사비 40%가 인건비다.

이 취재에 응한 회사들은 "절대로 실명이나 현장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중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민노총에 잘못 걸리면 현장이 멈춰서는 게 아니라 회사가 멈춰 서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려왔습니다] "민노총, 초보를 숙련공 둔갑시켜 투입… 건설사가 거절 땐 현장 봉쇄" 관련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2018년 11. 29일에 "민노총, 초보를 숙련공 둔갑시켜 투입… 건설사가 거절 땐 현장 봉쇄" 라는 제목으로 서울건설산업노조가 건설사를 압박하여 비숙련노동자에게 과도한 일당을 지급하게 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건설산업노조는 "건설사를 협박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 불법고용 중단과 공사 지역 내국인 우선 고용 등을 요구한 것이며, 비숙련 조합원 일당 15만원은 ‘뻥튀기’가 아니라 사용자측인 서울·경인지역 철·콘협의회와의 임금협약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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