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한국과 상의없이… 프랑스 업체에 原電 운영 일부 넘겼다

조선일보
  • 전수용 기자
    입력 2018.11.29 03:09

    한국의 최대 경쟁사인 佛업체 "운영·유지 보수 위해 10년 계약"
    한국 독점 운영권 훼손 가능성… 산업부 "단순한 기술 자문 계약"

    아랍에미리트(UAE)가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와 한국 독자 기술로 건설 중인 바라카(Barakah) 원전의 운영·유지 보수와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업계에서는 UAE가 한국형 원자로(APR-1400)가 들어가는 바라카의 운영과 유지·보수 관련 계약을 프랑스 업체와 맺은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의 원전 독점 운영권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프랑스의 EDF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1일 UAE 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 에너지와 바라카 원전 운영과 유지를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10년으로 1000만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나와는 UAE 원자력공사(ENEC)와 한국전력이 2016년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바라카 원전 4기를 운영·관리한다.

    EDF는 "우리는 50년 이상 경험을 바탕으로 UAE의 첫 원전인 바라카의 운영 안전, 방사능 관리, 연료 주기 관리, 환경 감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연구, 현장 지원, 교육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계약을 계기로 프랑스와 UAE 간 에너지 분야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2020년 완공 예정인 바라카 원전은 1.4GW급 4기 규모로 설계·공사비가 20조원에 달한다. 나와는 2016년 한수원과 15년간 9억2000만달러 규모의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했다. 나와는 또 원전 운영과 관련해 각종 정비·보수 업무를 지원하는 계약(LTMA) 체결을 위해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한국과 경쟁 관계인 EDF가 우리 기술로 짓는 원전 운영과 관련 계약을 맺은 것은 장기적으로 독점 운영 계약에 영향을 미치고, 자칫 우리 기술을 경쟁사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는 "EDF와 나와의 계약은 바라카 원전 운영 자체가 아니라 단순한 기술 자문 계약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DF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70여 기의 원자로를 관리하는 세계 최대 원전 회사다.

    EDF와 나와가 바라카 원전과 운영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정부와 한전은 뒤늦게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산업부는 "나와와 EDF 간 계약은 발전소 운영 외 추가로 필요한 일부 분야에 대해 지원하겠다는 계약으로 바라카 원전 운영권과 관련 있는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가 원전 운영과 관련된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사전에 한전과 협의해야 하는데 이번 계약이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도 원전 운영 관련 계약이 아닌 소규모 기술 자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UAE는 바라카 원전 건설 중에도 한전 이외에 미국·영국 등 기업과 기술 지원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고, 한수원도 미국·독일 등 경쟁업체와 운영 지원 관련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경쟁업체가 한국형 원전 운영 기술과 관련된 계약을 맺은 것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EDF가 기술 자문 명목으로 한국형 원자로 기술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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