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초고성능 AI·수퍼박테리아 퇴치·V2E 통신, 세상 바꾼다

조선일보
  • 강동철 기자
    입력 2018.11.29 03:09

    2019년 게임 체인저 살펴보니…

    미국의 스타트업(초기 벤처 기업) 센트렉션(Centrexion)은 고추에 있는 매운맛의 주성분인 트랜스 캅사이신을 활용한 비(非)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했다. 이 진통제는 뇌에 전달하는 통로를 마비시켜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약 성분이 포함돼 환각·섬망(譫妄·과다행동)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반 진통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이 회사는 1억3500만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고 조만간 IPO(기업공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센트렉션은 미국 스타트업 분석업체인 CB인사이츠가 선정한 '2019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 스타트업 중 하나다. CB인사이츠는 내년에 12개 기술과 36개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꿀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기술부터 노화 방지 같은 바이오 기술, 가짜 뉴스 근절 등이 포함돼 있다.

    ◇AI의 폭발적 확산·바이오 기술 혁신

    CB인사이츠는 스타트업들이 AI를 폭발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인 신티언트(Syntiant)가 개발한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현재 AI 기술은 대용량 컴퓨터(서버)나 인터넷에 연결된 전용 기기에서 구현되는 수준이다.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의 서버에서 막대한 정보를 분석·처리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티언트는 저(低)전력·저성능 반도체로도 스마트폰·이어폰·스피커 등에서 스스로 AI 기능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이어폰에서는 오직 음성 데이터만 수집해 분석하는 AI 기술과 특화 반도체를 탑재하는 식이다. 음성이 아닌 다른 데이터는 무시하기 때문에 분석해야 할 데이터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미국의 크네론도 얼굴·사물·신체 인식에 특화된 AI와 반도체 기술을 개발한다.

    또 양자(量子·퀀텀) 컴퓨팅 기술이 신약·신소재·화학·금융 등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양자 컴퓨팅은 기존 컴퓨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수백만 배 이상 끌어올린 기술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들이 만든 자파타 컴퓨팅은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신소재나 신약을 내놓을 유력 후보다. 방대한 물질·분자 구조 조합별 성능을 양자 컴퓨팅으로 빠르게 계산해 신약 개발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캐나다의 스타트업 제나두(Xanadu)도 양자 컴퓨팅을 활용한 금융·화학·신약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낼 유력 후보다.

    2019년 게임 체인저 12가지 그래픽

    바이오 기술도 퀀텀 점프(대도약)가 점쳐진다. 미국 키네타는 카리브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달팽이가 가진 독성 성분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는 진통제를 개발하고, 스타트업 묘사이언스는 환부를 냉각해 통증을 줄이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노화 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영국 주벤네슨스는 세포가 노화되는 경로를 막거나 몸에 축적되는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큐릭스(MicuRx)라는 스타트업은 항생제에 면역력을 가진 수퍼박테리아 같은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한다.

    가짜 뉴스를 근절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애드베리프는 가짜 뉴스나 혐오성 게시물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는 치안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마크43이라는 스타트업은 경찰관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신고 접수 현황과 신고자 위치 등을 파악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보스턴·워싱턴 D.C 등의 경찰 당국에 공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경찰관들이 매번 사건 보고서도 간편하게 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인류의 난제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

    이 기술들은 대부분 사회 문제나 인류의 난제(難題) 해결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노화 방지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인류의 소망을 구현하기 위해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세포 노화를 막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가짜 뉴스 근절, 치안 관련 기술은 전 세계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모든 기기에서 AI를 탑재해 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상용화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번에 CB인사이츠가 선정한 게임 체인저에는 미국 스타트업이 27개로 75%를 차지했다. 캐나다·영국·네덜란드·이스라엘·인도 스타트업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스타트업 강국으로 꼽히는 중국 스타트업은 하나도 없었다. 중국 스타트업들은 서비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세계 시장진출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쉽게도 한국 스타트업 역시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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