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거센 카드업계 "성과급 꿈도 못 꿀판"

조선비즈
  • 이승주 기자
    입력 2018.11.26 12:11

    정부가 26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이 예상보다 강력하자 카드업계가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카드업황이 날이 갈 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안대로 수수료체계가 개편되면 내년에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수료 인하 폭이 매우 커서 매우 당혹스럽다"며 "업계 재무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수료 인하 충격을 어떻게 상쇄할 수 있을 지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인 수수료 인하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중소 가맹점이 전체가맹점의 93% 이상인 현행 적격비용 체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높아졌다. 장기적으로 가맹점수수료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지난 2007년 이후 11년간 카드 수수료율을 10차례 인하했다. 지난 2007년 8월 연매출 4800만원 미만 영세가맹점 및 일반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상한(4.5%)을 각각 2.3%, 3.6%로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2014년을 제외하고 매해 카드 수수료는 인하됐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지난 상반기 IFRS 기준 당기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감소했다.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는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도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7개 전업카드사(BC카드 제외)의 카드구매실적(일시불+할부+체크)은 지난 2011년 334조원에서 지난해 617조원으로 84.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1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작년보다 25.7%감소한 1조6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선DB
    여신협회는 카드사 의견을 모아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뒤 이를 금융당국에 건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방안, 기타 카드사 비용절감 방안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금융당국이 적극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향후 업계 전망, 정책 실효성, 임금 등 처우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 노동조합 단체인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인력 구조조정과 대고객 서비스 축소가 우려된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솔직히 앞으로 성과급은 꿈도 못 꿀 것 같다"며 "정부가 나서서 카드업계를 죽이려 하니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솔직히 정책이 카드업계 현실을 너무 모르고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며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비해 협상력 우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연회비를 올리거나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고객 반발이 심하다"고 했다.

    그는 "대책을 전체적으로 보면 고민의 흔적이 별로 안 보인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빨리 내놓으라고 촉구하니 허겁지겁 만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카드사 노조는 조만간 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로 혜택이 축소되거나 불이익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카드수수료가 줄어든다고 해서 이를 혜택 축소, 연회비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보다는 광고비 등 헛 돈 나가는 것부터 줄여야 한다"며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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