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지상파에 중간광고까지 허용

입력 2018.11.10 03:07

방통위, 간접광고 시간도 확대… 시민단체 "시청자 무시하는 처사"

정부가 지상파 방송사들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상파 TV의 가상·간접광고(PPL) 시간도 늘어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가상·간접광고 시간 확대, 협찬 관련 규정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방송광고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종편과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중간광고를 지상파 방송에도 허용하되 시청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안내 자막 등을 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公的) 책임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과도한 시청률 경쟁을 불러올 수 있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과 함께 시청권 침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석현 팀장은 "전(前) 정부에서 간접광고 등이 허용된 이후 광고 증가로 인해 오히려 시청권 침해가 걱정되는 상황인데, 여기에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BS는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전체의 60%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은 손대지 않고 중간광고를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처사"라며 "방통위가 시청자 편인지, 지상파 방송사 편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 도중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1분 이내 분량의 광고를 내보내는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지상파에 대해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시청권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 유료 방송보다 엄격한 규제를 해온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지상파 중간광고가 도입되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일본·호주·영국·프랑스 등 대부분 국가에선 공영방송의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공영방송은 광고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 공영방송사들은 KBS1을 제외하면 KBS2와 MBC가 모두 광고를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EBS도 수신료보다 광고의 비중이 더 높다.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될 경우 지상파 3사는 연간 1000억원대 광고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 매출 감소를 이유로 중간광고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체 방송 매출은 지난 2011년 3조9145억원에서 2016년 3조9987억원으로 오히려 842억원 증가했다. VOD(주문형 비디오) 판매와 재송신료 수입 등이 지속적으로 늘어온 때문이다. MBC 1조5710억원, KBS 5167억원, SBS 4239억원 등 3사(社)가 쌓아놓고 있는 이익 잉여금만도 2조5116억원에 달한다. KBS는 연간 6000억원이 넘는 수신료까지 받고 있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선 지상파의 편파적인 방송 내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석진 상임위원은 "지상파의 매출 악화는 시청률 하락 때문인데, 이는 특정 이념에 편향된 프로그램들을 만들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결과"라며 "방만한 경영과 고(高)임금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지상파들의 재정 악화는 고임금 구조 등 비용 측면에서 발생했다"면서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구 노력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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