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행장, 내년 출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임

조선일보
  • 정한국 기자
    입력 2018.11.09 03:08

    이사회, 2020년 3월까지 겸직 결정 "금융지주 안정시키는 게 중요"
    내달 28일 주주총회 거쳐 취임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내년 초 공식 출범하는 우리은행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20년 3월까지 지주 회장을 우리은행장이 겸직하는 체제를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별도로 후보군을 물색해 회장과 행장을 겸임할 사람을 뽑는 절차 대신 바로 손태승 현 행장을 회장 후보로 추대했다. 손 내정자는 다음 달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회장으로 취임한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당분간 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면서 새로 출범하는 금융지주를 안정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지주회사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자산 기준 99%가 되는 상황이라 지주 회장을 따로 두더라도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지주사 회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보험 등 다양한 분야를 살피며 지주 전체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새 지주 회장이 운신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게 다수 사외이사들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지분구조도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10월 중순부터 잇따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의견을 주고받았고, 지난달 말 '한시적 겸임'이라는 결론을 내고 이를 손태승 행장에게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7일 1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지분 18%) 측 이사와 사외이사들이 만나 새 지배구조를 짜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고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자산 375조원 규모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지주 회장을 누가 맡느냐는 최근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자천타천으로 후보 10여 명이 거론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특히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라는 점 때문에 "정부가 특정 인사를 내려보낼 수 있다"는 '낙하산' 논란이 더 커졌다. 지난달 1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정부가 주식 가치를 올리는 차원에서라도 당연히 지배 구조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관치(官治) 금융 행태를 버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예보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회장 경쟁이 과열하면서 논란이 빚어진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다수가 일찌감치 당분간 겸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었고, 뒤이어 예보도 비슷한 의견을 내면서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손태승 회장 내정자의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 3월부터는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우리은행을 경영하면서 동시에 지주 전체를 살피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수 이사들과 예보 입장"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채용 비리 사태에 연루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우리은행장이 된 손태승 행장은 취임 1년여 만에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손 행장은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이 부동산 신탁사와 자산운용사 등이다. 보험·증권 등은 규모가 크고 인수 대상 회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