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 사고 불안해서 안 사"…빌라 전월세 급증

조선비즈
  • 김수현 기자
    입력 2018.11.08 06:16

    서울 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가 급증했다.

    단기간에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터라 추가 상승이 버거울 것이란 심리가 확산하면서 매매보다 전월세로 머물러 있으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가 받는 정책적 수혜가 늘어나기도 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건수는 1만1157건으로, 10월 거래량만 따지면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10월의 경우 8253건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3월(1만203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전월세 거래량은 확정일자 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일반적으로 세입자 보호를 위해 확정일자는 계약일자와 큰 차이를 두지 않기 때문에 9~10월에 체결된 임대차 계약이 대부분 10월 거래량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민경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9·13 부동산 대책과 금리인상 등 각종 악재를 맞아 서울 매매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지켜보자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집값이 워낙 올라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강화된 대출·세금 규제로 기존 주택을 사고 팔기도 쉽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마지막주(10월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올라 전 주(0.03%)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 줄었다. 9월 둘째 주부터 8주 연속 상승폭이 줄고 있다.

    9·13 대책으로 무주택자가 새로 아파트를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지면서 전월세 시장에 당분간 머물러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책에 따르면 11월 말부터 일반분양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되며 남은 물량 또한 무주택자와 6개월 이내 집을 팔겠다고 약속한 1주택자에게만 돌아간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는 1만8331건으로,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역대 최다인 2014년 10월(1만8347건)에 근접했는데, 빌라도 이런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무주택자를 우대하는 정부의 각종 대책 여파로, 매매시장에 섣불리 뛰어들기보다 전월세 시장에서 머무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무주택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 시내 빌라 공급이 많아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준공된 서울 다세대·연립은 12만8521가구로, 그 이전 3년간 준공된 물량(10만3973가구)보다 2만가구 이상 많다. 올해도 9월까지 2만2133가구가 준공돼, 아파트 준공 물량(2만837가구)을 웃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뉴타운 해제지 등에서 빌라가 많이 공급되면서 저렴한 전월세 물건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면서 "서울 전셋값이 예년보다 안정된 만큼 전월세로 계속 머물 만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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