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견조한 서울·수도권, 집값 잠시 쉬어갈 뿐"

조선일보
  • 김지섭 기자
    입력 2018.11.07 03:07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최근 진정세를 보이는 등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 탓에 쉬어가는 것일 뿐 수요가 꾸준한 서울·수도권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거시경제와 부동산 분석의 고수'로 불리는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량 대비 실수요는 여전히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 중심의 소위 '여의도학파'가 떠오르는 가운데 홍 팀장은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홍 팀장은 다음 달 7~8일 서울 대치동 세텍(학여울역)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3기 신도시가 바꿀 새해 부동산 투자 기상도'(8일 오전 10시30분)를 주제로 강연한다. 홈페이지(www.chosun-moneyexpo.com)에서 사전 등록하면 무료(현장 입장료 5000원)로 입장할 수 있다.

    ◇"서울·수도권 주택 실수요 여전히 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세금 인상과 임대업자 혜택 축소에 더해 DSR(총체적 상환 능력 비율) 시행 등의 대출 규제로 돈줄을 죄다 보니 확실히 상승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현재 정부는 금리 올리는 것을 빼고 거의 모든 수단의 통화 긴축책을 쓰고 있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시중 유동성 축소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를 유발해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규제 탓에 쉬어가는 것일 뿐 주택 공급량 대비 실수요가 꾸준한 서울·수도권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다음 달 7~8일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연사로 나선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규제 탓에 쉬어가는 것일 뿐 주택 공급량 대비 실수요가 꾸준한 서울·수도권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다음 달 7~8일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연사로 나선다. /오종찬 기자

    ―정부가 말하는 '가(假)수요'가 그만큼 많았다고 봐야 하나.

    "가수요는 투자 혹은 투기 수요의 다른 말인데, 이 부분은 당연히 '제로(0)'일 수 없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오직 투자만을 위해 집을 사는 사람의 비중이 우려하는 것보다 높지는 않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 탄력이 둔화하자마자 전세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 부동산 시장 기저에 흐르는 기운, 즉 실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집을 사려는 마음을 억지로 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수요 큰 지역 집값 꾸준히 오를 것"

    ―실수요가 견조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까.

    "강력한 규제 국면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떨어지는 지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5~10년 뒤 이 지역 집값을 묻는다면 '당연히 오른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우량·대형주(株)의 단기 흐름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오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왜 오를 수밖에 없나.

    "수도권은 인구 2500만명의, 세계에서 3~4번째로 큰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초거대 도시)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유일하게 호조를 보이는 것이 수출이고, 수도권에는 국내 주요 수출업체와 관계 회사들이 집중돼 있다. 비교적 임금 수준이 높은 근로자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이들을 위한 '괜찮은' 집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수도권을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지역이 경북 포항에서 전남 여수에 이르는 '남동해안벨트'인데 최근 조선·자동차 산업 침체로 이 지역 인구조차 수도권으로 모이고 있다. 지금은 규제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얼어붙어 있지만, 경기 호전이나 정부의 대대적 SOC 투자 등 긍정 신호가 보이면 부동산 가격은 어김없이 오를 것이다."

    ◇"서울 집값, 세계적으로 보면 많이 안 올라"

    홍 팀장은 "서울 집값이 세계적으로 봐도 비싸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보통 이런 주장의 근거는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이 높다는 것인데, 이 수치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가계 동향 조사 통계를 쓰는 데다 외국 기준과도 맞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서울의 PIR은 11.2배로 도쿄(4.8배)·싱가포르(4.8배)는 물론 런던(8.5배)·뉴욕(5.7배)보다도 높다.

    ―PIR을 보면 서울 집값은 급등한 것으로 보이는데.

    "PIR보다는 평균 소득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와 같은 실질 가격 자료로 비교해야 한다. 1995~2017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은 한국이 98%, 서울 아파트는 153%, 서울 강남 아파트는 178%다. 독일(92%)과 일본(66%)보다는 높지만 미국(149%)·호주(260%)·캐나다(242%)·영국(253%) 등과 비교하면 결코 높지 않다. 1995~2017년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에서 실질소득 증가율을 뺀 수치(버블 인덱스)는 한국이 -90으로 일본(-36)과 독일(-33)보다도 낮다.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데 비해 주택 가격은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을 진정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3기 신도시 조성을 추진 중인데 서울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해 서울 집값을 잡는 방향은 맞는다고 본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교통망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판교와 광교신도시가 성공한 원인은 신분당선 등 교통망이 함께 확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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