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2010년 이후 최저치
현대자동차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3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였다.
현대차는 3분기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 및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관련된 일시적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 부분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영업이익 76% 추락… 리콜비용, 환율 등 비용 반영
현대차는 3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0.3% 증가한 93만7660대를 판매했다. 중국을 포함하면 전년 동기대비 0.5% 감소한 112만1228대 판매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3분기에는 일시적 수요 감소로 판매가 줄었으나, 올해 9월까지 누적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4.7% 늘어난 56만1152대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싼타페 등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17만1443대 판매 실적을 보였다.
해외시장도 유럽 권역과 신흥시장 등에서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 북미 권역과 중국시장 판매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0.4% 감소한 94만 9785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금융과 기타 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대비 1% 늘어난 24조 43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원화 대비 전년 동기보다 20.4% 감소하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IFRS 기준 변경으로 수출비 계정이 매출원가로 재분류 돼, 전년 동기대비 2.8% 포인트 높아진 84.9%를 보였다.
영업부문 비용의 경우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한 3조403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에어백 리콜 조치 비용과 엔진결함을 방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KSDS) 장착 비용 등을 합치면 총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6% 감소한 288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2%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대비 3.8% 포인트 하락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67.1%, 67.4% 감소한 3623억원, 306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3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판매 336만 2758대, 매출액 71조 5821억원 ▲영업이익 1조 9210억원이다.
◇ 4분기도 실적 호전 쉽지 않아...불확실성 지속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SUV, 고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상품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 향상과 함께 글로벌 ICT 기업 등과의 협력 또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 확대와 시장별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4분기 판매 증가세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 판매를 본격화하고 투싼 개조차를 출시하고, 중국시장에서도 성수기인 4분기에 판매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4분기부터 국내 EQ900 페이스리프트, 미국 G70 출시 등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확대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된 품질비용에는 기존 판매된 일부 차종들에 대한 자발적인 KSDS 적용 등 고객 케어를 위한 비용도 포함된다"며 "예방적 품질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