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우주개발시대]② 발사체·우주탐사 넘어 우주관광까지...민간이 '스페이스 오딧세이' 연다

입력 2018.10.23 09:47 | 수정 2018.10.23 09:55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민간 우주로켓 시장 강자로 떠오르며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한 민간기업이다. 우주로켓 발사비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두 회사간의 재활용 로켓 기술 경쟁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최근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의 아성을 넘보는 소형 발사체 기업들이 우주산업에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대표 우주로켓인 ‘팰컨9’과 블루오리진의 ‘뉴 셰퍼드’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큐브샛 등 소형 위성들을 충분히 지구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발사체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올해 초 로켓랩이 뉴질랜드에 위치한 발사장에 발사한 로켓 ‘일렉트론’이 발사되는 모습. /로켓랩 제공.
6월 말 미국 워싱턴주 렌턴시에서 열린 ‘뉴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 참가한 ‘이쿼토리얼스페이스인더스트리’와 올해 1월 뉴질랜드에서 로켓 ‘일렉트론(Electron)’으로 소형 위성 3기를 발사하는 데 성공한 미국 우주기업 ‘로켓랩(Rocket Lab)’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은 민간 우주관광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실제로 우주를 관광할 수 있는 티켓 판매도 준비중이다. 국가 주도의 대형 위성·발사체 중심의 기존 우주개발 경쟁이 민간 주도의 소형 위성과 발사체, 우주관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우린 더 싸게 쏘아올린다...저가 소형 발사체 경쟁 촉발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NASA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브레멘(독일)=김태환 기자.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우주공학·산업대회인 ‘제69회 국제우주대회(IAC)’에 참석한 브래들리 슈나이더 로켓랩 부사장은 "길이 17m에 불과한 로켓 ‘일렉트론’은 올해 2번 발사해 소형 위성을 쏘아올렸다"며 "값싸게, 고객이 원할 때 빠르게 쏘아올릴 수 있는 게 소형 발사체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로켓랩은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 상용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12기의 위성을 발사하고 소형 위성 발사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1월 뉴질랜드에서 일렉트론을 통해 발사된 소형 위성기업 플래닛(Planet)과 스파이어글로벌(Spire Global)은 이미 수십~수백기의 소형 위성을 운용하는 우주기업이다.

로켓랩의 전략은 보다 저렴한 발사 비용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로켓 엔진 부품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부품 수도 대폭 줄여 수천만달러(수백억원)에 달하는 발사비용을 약 490만달러(약 51억원)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IAC에 참가한 홀거 부르크하르트 독일항공우주센터(DLR) 미래발사체실장은 "2017년 발사된 위성 중 500kg 이하 소형 위성이 70%를 넘었다"며 "2027년이 되면 발사되는 소형 위성이 현재 연간 325개에서 연간 82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가장 값싼 발사체 개발을 발표한 이쿼토리얼스페이스인더스트리의 발사체 제원 발표 자료. /렌턴(미국)=김민수 기자.
6월 26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시에서 열린 ‘뉴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서는 소형 위성을 가장 저렴하게 발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신생 우주기업 ‘이쿼토리얼스페이스인더스트리(Equatorial Space Industry, 이하 이쿼토리얼)’가 주목받았다. 싱가포르에 우주개발 법인을 설립한 사이먼 그워즈 창업가는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24~71kg에 불과한 소형 위성을 400~600km 고도에 올려놓는 발사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워즈는 "세계에서 가장 값싼 비용으로 소형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창업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우주탐사에 나서는 민간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신생 벤처기업인 ‘아이스페이스(ispace)’는 2021년 달 착륙선을 발사해 달 탐사를 하겠다고 최근 밝혀 화제가 됐다.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발사하는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우주관광 상품도 봇물...NASA "우주관광은 에베레스트 등반 역사와 닮아"

제프 베조스 블루오리진 창업자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와이어드 창립 25주년 기념 서밋에서 "우주접근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매년 1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오리진은 이르면 내년 우주발사체 ‘뉴 셰퍼드’를 이용한 우주관광 상품을 내놓고 티켓을 판매할 계획이다. 비용은 최소 20만~30만달러(약2억2000만원~3억40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페이스X는 차세대 유인 우주선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여행과 우주관광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필 맥컬리스터 NASA 부문장이 뉴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렌턴(미국)=김민수 기자
6월 26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시에서 열린 ‘뉴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 키노트 강연에 나선 필 맥캘리스터 미항공우주국(NASA) 상업우주 부문장은 민간의 우주관광 상품 개발을 인류의 에베레스트 등반 역사와 비교하는 의미심장한 발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맥캘리스터는 "지금은 도전정신을 갖춘 많은 등반 탐험가들이 에베레스트산을 오르고 있지만 1920년대~1960년대까지 소수의 탐험가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등반 루트를 개척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기도 했다"며 "이처럼 우주관광도 일부 소수의 값비싼 도전에서 상업적으로 대중화된 도전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선구자들의 노력 끝에 1953년 비로소 처음으로 정복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현재 연간 500명이 도전하고 있다. 맥캘리스터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의 프론티어적 도전으로 우주관광이라는 새로운 루트가 개척되면 우주관광은 경쟁과 혁신을 통해 많은 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민간 우주개발의 큰 영역이 될 것"이라며 "현재 우주관광은 본격 상업화되는 시대를 앞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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