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레일 4년만에 적자...광역철도 적자 전환, 물류 적자 확대
"SR과 경쟁·벽지노선 운행에 적자" 오영식 사장 주장과는 달라

코레일 직원이 화물열치 운행을 돕고 있다.

지난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는 여객 부문 이익 감소 뿐 아니라 광역철도와 화물운송 철도 부문의 적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서고속철(SR) 출범과 벽지노선 운행 부담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코레일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여객 부문에서도 경부선 일반철 적자폭이 가장 컸다.

22일 코레일이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사업별 회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통근열차 노선이 대부분인 광역철도 부문 영업손익은 2016년 53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4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물류 부문의 영업손실은 2300억원에서 3160억원으로 확대됐다. 여객 부문의 영업이익도 3610억원에서 8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코레일의 사업 부문별, 노선별 영업손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528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레일은 그동안 경영 악화 주요 원인으로 수서고속철(SR)과의 경쟁과 벽지 노선 운행 부담을 거론해 왔다. 광역철도 및 화물부문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3년 연속 영업흑자를 내던 코레일이 SR과 분리된 지난해 2500억원 이상 적자가 났다"며 "수익이 나는 노선만 위탁 운용하는 SR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고속철에서만 수익이 나는 코레일은 벽지 노선 등 공익서비스노선(PSO) 등의 적자를 메울 비용이 부족해 공공성이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여객 매출(2조6200억원)이 광역철도(1조600억원), 물류(4000억원)의 각각 2.5배, 6.5배인 점을 감안하면 여객 부문보다 광역철도와 화물 부문의 경영부실이 더 심각한 상태다.

지난해 광역철도 부문에선 경인선, 경원선, 분당선을 제외하고 일산선(-514억원), 안산선(-431억원), 경춘선(-429억원), 경부선(-313억원)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수도권 광역철도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광역철도와 경춘선을 운행하는 ITX-청춘 노선이다. 자동차, 버스 등 도로교통 수단과 경쟁한다. 물류 부문에서도 경부선(-1173억원) 등 모든 노선이 적자였다. 물류 부문은 컨테이너를 비롯해 시멘트, 석탄, 철강 등을 운송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여객 부문 영업손익을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로 구분해 보면 고속철도(KTX)는 4410억원 영업이익을 냈던 반면 일반철도는 5940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일반철도 가운데 경부선의 영업손실이 1980억원으로 가장 컸다. 두번째인 중앙선(원주~경주) 영업손실(-890억원)의 2배가 넘는다. 벽지 노선에는 공익서비스 제공 명목으로 정부보조금(PSO)이 지급된다. 지난해 정부보조금은 2962억원이었다. 일반철도 영업손실에서 PSO가 메꾸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손실은 사실상 경부선 적자였던 것이다.

한 철도 전문가는 "운행 횟수나 이용객수가 급감한 경부선 일반철도나 수도권 통근자를 실어나르는 광역철도의 부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보조금만 가지고 손실을 메꾸는 벽지 노선은 코레일 문제의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SR과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코레일 분석 보고서에서 "SR의 노선 32개 중에 22개가 코레일 보유차량이라서 임대수익이 발생하는데다, 코레일이 직접 경영을 통제하는 상황이라 코레일 사업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