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핵심인 설계 인력, 2030년엔 30% 줄어든다

조선일보
  • 안준호 기자
    입력 2018.10.22 03:13

    탈원전 정책으로 韓電 원자력 관련 3社서 3700명 감원 전망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기술의 원전 설계 담당 직원이 2017년 1062명에서 2030년에는 30% 줄어든 743명이 된다는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전력기술은 우리 원전 기술력의 핵심인 설계를 담당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는 한국 원전 생태계의 붕괴를 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전기술이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게 제출한 '에너지 전환 정책 등에 따른 인력 운영 전망' 자료에 따르면, 한전기술의 원전 설계 담당 직원은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지난 1년 동안 97명이 감소한 데 이어 2030년까지 222명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방침에 따라 신규 원전 종합 설계 업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2009년 처음 수출한 아랍에미리트‘바라카 원전’의 모습.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의 설계·운영·정비를 맡은 한국전력기술·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등 3개 공기업의 원전 관련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등으로 일감이 사라지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인력도 늘고 있다. 사진은 한국이 2009년 처음 수출한 아랍에미리트‘바라카 원전’의 모습. /주완중 기자
    한전기술은 2020년까지 매년 약 100명씩 원전 설계 인력을 줄일 예정이다. 한전기술의 전체 직원은 2293명으로, 이 중 설계 인력(1062명)의 비중은 전체의 46.3%다. 한전기술의 계획대로라면, 이 비중은 2020년엔 33%, 2025년(2030년까지 동일)엔 30%로 낮아진다.

    일감이 사라지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인력도 늘고 있다. 한전기술 핵심 직원 12명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나라가 원전을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ENEC)와 UAE 원전 운영 법인인 나와(Nawah) 에너지로 이직했다.

    원전의 유지·보수 등 정비를 담당하는 한전KPS의 원전 사업 인력도 급감할 전망이다. 한전KPS가 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KPS의 국내 원전 사업 관련 직원은 2112명에서 2030년 1462명으로 650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엔 2000명 선이 무너져 1955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전KPS의 직원은 3123명이다. 그러나 2030년 국내 원전 설계 인력은 전체 정원의 절반 아래(48.7%)로 떨어지게 된다.

    한전KPS는 "제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따라 정비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등이 반영된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원전은 월성1호기를 제외하고 23기가 가동 중이다. 2023년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2029년 월성4호기까지 10기가 줄줄이 설계 수명이 다한다.

    한전KPS는 한국이 최초로 UAE에 수출한 원전이 가동되면 해외 원전의 정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외 사업 인력은 올해 110명에서 2030년 418명으로 308명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래도 전체 직원 감소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앞서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7012명인 원전 관련 국내 직원이 2030년엔 5008명으로 2004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 UAE 등에 파견된 해외 원전 인력은 1467명이지만, 해외 원전 건설 수주에 실패할 경우 2030년 해외 원전 수요 인력은 346명으로 1121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의원은 "원전 기술의 핵심을 담당하는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KPS 3개 공기업의 일자리 감소는 고급 인력 육성 등 모든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으로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우리 원전 산업이 붕괴할 위험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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