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아이돌 하나, 열 상장사 안부럽네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입력 2018.10.20 06:05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키며 싸이 이후 다시 한 번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와이스·엑소·슈퍼주니어 등 각 소속사를 대표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연내 복귀도 예고돼 있다. 자연스레 주식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엔터주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작은 악재나 소문에 쉽게 흔들리는 업종 특성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월 22일 발간되는 타임 최신호 커버에 실린 방탄소년단 사진 / 타임
    ◇ 인기 아이돌 복귀 기대감에 엔터주 후끈

    지난 19일 코스닥시장에서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는 전날보다 2.57%(950원) 상승한 3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달 5일 컴백을 앞둔 트와이스와 3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7일 종가 기준 2만1450원이던 JYP Ent. 주가는 약 두 달만에 76.7% 올랐다.

    하나금융투자는 JYP Ent.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매출액 348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9%와 805% 증가한 수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성적은 3분기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가파른 해외 음원 매출 증가에 따른 매출총이익률(GPM)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JYP Ent.의 라이벌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에서는 엑소와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NCT127 등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잇딴 출격대기 소식에 주식시장에서 에스엠 주가는 최근 뜨겁게 달아올랐다. 19일에도 에스엠 주가는 전장 대비 3.71%(1850원) 오른 5만17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1일 종가 4만5700원에서 일주일새 13% 이상 상승했다.

    가전 부품 전문 제조업체인 디피씨(026890)의 주가는 최근 9일만에 70% 치솟았다. 이 회사가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을 100% 보유했다는 재료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상반기 기준 디피씨의 전체 매출 가운데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투자부문 매출은 17.9% 수준이다.

    트와이스 / 빈폴스포츠 제공
    날로 더해가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증시 입성을 시도 중인 벤처캐피털(VC)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낙점하고 코스닥시장 상장 준비에 돌입한 LB인베스트먼트가 주인공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초기 투자자로 잘 알려진 VC다.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LB인베스트먼트가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출·퍼포먼스 전략 성공…심한 부침은 주의"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왔고, 그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 확산에 따른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일본 시스템과 트렌드를 모방해 대중가요(K-pop)를 발전시켰다"며 "다만 2000년대 들어 실물 음반 판매가 감소하자 이를 타개하려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전략이 달랐다"고 전했다.

    일본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는 빅뱅의 모습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김 연구원은 "일본은 내수와 즐거움 중심의 전략을, 한국은 수출과 퍼포먼스 실력 중심의 전략을 추구했다"며 "한국 음악산업은 일본과 달리 글로벌 확장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한국 아이돌의 일본 공연이 확대되고 있고, 기업 매출에 유튜브가 추가되고 있다"며 "향후 중국 공연 확대 가능성은 덤"이라고 덧붙였다.

    소문에 민감하고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가 잦은 점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투자시 유의할 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지난해 6월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주가는 빅뱅 멤버 탑의 대마초 흡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휘청였다. 2014년 6월에는 가수 박진영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와 연루됐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JYP Ent. 주가가 며칠 동안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침이 심한 업종인 만큼 특정 종목에 투자금을 집중하기보다는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한류 확산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면 예상 밖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