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부동산 "금리 눈치 보이네"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8.10.19 06:2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5%로 11개월째 동결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금리 인상 압박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들어서만 세차례 금리를 인상해 한은도 기준금리를 마냥 동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는 데다 미국이 올해 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한은도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시장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부동산 규제로 열기가 식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부동산 수요자들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빚을 낸 사람들의 부담이 커진다. 특히 과도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킨 경우 금리인상이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급등한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최근 정부의 부동산 세제 인상과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올려 고가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늘렸는데, 이들 중에 만약 주담대를 과도하게 끼고 있는 경우 세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구가 나올 수 있다.

    현재 시중 5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 후반대다. 국민은행이 3.59~4.79%로 가장 높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권의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지표를 말한다. 기준금리가 뛰면 주담대 금리는 5%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에 쉽게 휘둘리는 부동산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1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인상돼 주담대 금리가 0.25% 오를 경우 연 이자가 25만원 올라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내년에도 미국이 세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한국도 이를 어느 정도 따라가야 하는 만큼 금리가 계속 오를거란 부담에 부동산 거래 시장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이 반드시 집값 하락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집값이 떨어진 건 대부분 IMF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이 전반적인 경제가 좋지 않았을 때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를 낮추며 경제 위기에 대응했다. 이후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땐 집값도 올랐다. 가령 2010년 7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에서 2.25%로 인상한 이후 2011년 6월 3.25%까지 다섯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이때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5.33% 올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1월 낸 ‘국내 금리 인상기의 경험이 현재에 주는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김천구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땐 경기가 회복 국면이고 여전히 금리 수준이 낮아 금리 인상 속도가 급격하지 않다면 가계에 부담이 크지 않다"며 "금리 상승이 여러 차례 진행돼 고금리 수준에 달하고 경기도 서서히 둔화 국면에 진입할 때 국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꺾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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