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be Evil' 구글, 중국엔 '네네' 한국엔 '뭔데'

조선비즈
  • 김범수 기자
    입력 2018.10.19 06:30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정부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구글이 한국 정부에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국내 매출이나 세금 문제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제대로 내놓지 않은 것과 맞물려 업계와 정책 관계자들의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순다르 피차 구글 최고경영자가 중국 검열에 맞춰 개발중인 검색엔진 프로젝트 ‘드래곤플라이’를 인정해 논란이 됐다. /김범수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각)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드래곤 플라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프로젝트라고 인정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중국 검색 시장에 재진집하기 위해 중국 정부 검열 기준에 맞춰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개발 중인 검색엔진이) 질문에 99% 답변할 수 있다"며 "모든 나라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논라은 구글 내부적으로도 반발을 일으켰던 문제다. 지난 8월 1일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인 ‘디 인터셉트(The Intercept)’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에도 구글 직원 약 1400명이 해당 프로젝트에 반대하기도 했다. 일부 정보를 차단하는 검색엔진이 중국 정부가 발생시키는 인권문제를 묵인하는 일이며, 구글의 정신인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모토와도 안맞았기 때문이다.

    이런 반대 때문에 순다르 피차이 CEO도 ‘99% 답변’을 강조했다. 초기 보도나, 지난달 말 미국 청문회에서 프로젝트에 언급할 당시에도 반발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우려를 나타내며 "개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런데도 이 프로젝트를 없애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중국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피차이 CEO도 "중국에서 출시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도전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차지하는 검색시장의 비중은 전체의 20% 정도로 규모가 크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지난 1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심민관 기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 후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등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 입맛은 맞춰주고, 한국은 우습게’ 본다는 식의 해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전 구글은 한국 정부에 5000분의 1 비율의 ‘정밀 지도 데이터’를 요구했다"며 "2016년 이전인 2007년에도 한 차례 거부당했던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는 태도는 온도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IT업계 외에도 국회에서도 불만이 나타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실 비서관은 "국회 국정감사 당시에도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의원들이 요구한 국내 매출 규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계약 관련 선탑재 조건 등에 대해 명확한 해명없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당당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조건을 맞춰가면서 서비스할 생각을 한다는게 결국 구글 역시 ‘정의로운 IT 기업’이기보다 극단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국정 감사 당시 "구글의 유튜브 국내 매출 관련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하드웨어 제조업체와의 계약 조건 관련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벤 에데말 하버드대 교수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선탑재 관련 문제를 추궁할 당시에도 존 리 대표는 "계약서를 본 적이 없고, 해당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을 가진 국가인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당연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세계에서 가장 큰 정보 유통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로서 국가 규모별 격차에 따른 정반대 태도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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