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가 백조로…삼성전자 네트워크 장비 사업 5G서 나래 편다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8.10.19 07:00

    지난 4년간 사업 실적 부진으로 철수설, 매각설 등에 시달렸던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올 들어 성장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특히 5G 이동통신 기술의 본격적인 확산을 앞두고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장비 사업이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18일 업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 점유율이 지난 2분기 기준 9%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9% 수준의 점유율에서 올해 1분기에 5.5%로 상승한데 이어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TE 장비 점유율도 사상 최대치인 11%를 기록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이 5G 통신장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통신용 장비를 다루는 사업부로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에 속해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에 비해 성과가 미미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사업부이기도 하다.

    특히 LTE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 등 글로벌 신흥 강호들이 점유율을 높여나가던 2014년쯤에는 영업이익률이 0.7% 수준으로 가라앉으며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듬 해에는 매출마저 1조원 이상 줄어들면서 사업의 성장성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시기부터 실적이 나쁠 때마다 끊임없이 사업 철수설,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5G 장비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특히 올초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의 5G 네트워크 장비 주요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순풍을 타기 시작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KT와 함께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약 8년간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은 삼성전자 내 최장수 사업부장 중 하나인 김영기 사장의 발언에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김 사장은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대의 난적인 중국 화웨이가 끊임없이 보안 문제로 도마에 오르면서 예상 외의 호재도 생겼다. 특히 미국, 호주 등 5G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시장에서 안보 문제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또 미국,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가 화웨이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의 5G에 관한 야망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힘을 얻고 있다"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며 경쟁사와 미국 항공사의 엔지니어, 고위 프로젝트 매니저를 흡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네트워크사업부에 거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때는 핵심 인력이 줄줄이 이탈해 고심하던 네트워크사업부에 올해는 오히려 해외 고급인력이 대거 충원되고 있으며, 스페인의 네트워크 서비스 분석 업체인 지랩스를 인수하는 등 기술 투자에 대한 지원도 탄탄해지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한다고 할 때마다 항상 1순위에 언급되던 부서에서 5G 첨단 장비 시대의 수혜자로 떠올랐다"며 "특히 국가간 정보 보안 논란이 네트워크 장비 분야로 옮겨붙으면서 시장 1위 사업자인 화웨이나 ZTE 등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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