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조명·매장 냉장고 온도까지 관리해준다

조선일보
  • 신은진 기자
    입력 2018.10.16 03:07

    250개 빌딩·1800개 매장 관리하는 서브원 통합운영센터 가보니

    지난 11일 서울시 공덕동 LG마포빌딩 5층에 있는 공간관리서비스기업 서브원의 '테크놀로지 앤 러닝센터(TL센터)'. 16개의 대형 모니터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그중 한 모니터에 서울 성동구에 있는 GS25 편의점 냉장고에 '온도 이상' 경고 메시지가 떴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현장 출동 요원에게 점검 지시 메시지가 곧바로 전달됐다. 이 과정을 모니터로 지켜보는 서현 담당은 "냉장고 온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내용물이 모두 상해 점주 입장에서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며 "출동 요원이 냉장고 전원이 꺼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각 조치했다"고 말했다. 서브원이 관리하는 전국 GS25 편의점 냉장고 등에는 IoT(사물인터넷) 센서가 부착돼 온도·화재·정전 등의 모든 정보를 이곳에서 파악할 수 있다.

    ◇IoT 기술로 건물 원격제어

    서브원은 40억원을 투자해 지난 7월 건물을 통합 관리하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TL센터의 문을 열었다. 건물관리서비스 업계 최대 규모다. 이곳의 전국통합운영센터에는 GS25뿐 아니라 서브원이 관리하는 전국 250여 개 빌딩과 1800개 매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김진규 상무는 "365일 24시간 건물의 전기, 가스, 공조 등 위험 요소를 원격 감시하고,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공덕동에 있는 서브원 ‘테크놀로지 앤 러닝센터’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면서 관리하는 건물의 전력 사용량을 체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250여 개 빌딩과 1800개 매장의 조명, 온도뿐 아니라 화재, 정전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제어한다.
    서울 공덕동에 있는 서브원 ‘테크놀로지 앤 러닝센터’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면서 관리하는 건물의 전력 사용량을 체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250여 개 빌딩과 1800개 매장의 조명, 온도뿐 아니라 화재, 정전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제어한다. /서브원

    이 건물의 6층에는 별도 교육 공간도 있다. 빌딩 운영관리에 대한 실습과 교육체험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업계 최대 규모의 러닝센터도 만든 것이다. 갈수록 첨단화되는 초고층빌딩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기계, 전기, 소방, 자동제어 분야의 총 50여 개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각 고객 업체나 매장 직원들이 와서 직접 실습하며 기술을 배우게 한다.

    박진한 책임은 "건물관리 교육의 경우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기술까지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원은 앞으로 외부 협력업체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방할 계획이다.

    ◇급증하는 초고층시대, 빌딩관리 중요성도 더 커져

    서브원이 관리하는 주요 매장, 건물들

    국내 초고층 건물은 꾸준히 늘면서 건물관리 서비스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의 건축물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상업용 빌딩은 5만4962동이 준공됐는데, 이 중 31층 이상 초고층빌딩은 1661동이다. 2013년 1189동에서 3년 사이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시장이 커지는 핵심 원인은 안전 확보와 비용 절감이다. 관리 인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이 많은 초고층 빌딩은 예기치 않은 화재나 침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형 건물은 설계 단계부터 빌딩관리 회사를 참여시켜 건물 완공 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효과적인 건물 관리 서비스는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진다. 서브원은 빌딩 내부 냉난방 설비에 IoT 센서를 부착해 건물 에너지 데이터를 축적한 뒤 에너지 효율을 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냉난방 최적 운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 영하 날씨에는 건물 이용자 출입 스케줄과 내·외부 온도를 측정해 난방설비 가동시간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서울 서초동의 16층 K빌딩의 경우 연간 냉·난방비의 5%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줄이기도 했다.

    이런 추세 때문에 최근 건축업계에서는 짓는 건축의 시대를 뛰어넘어 '관리의 건축' 시대를 맞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본건설성 통계 자료에 따르면 건축 비용보다 관리 비용이 5배 차이를 보였다. 건물 생애주기비용(50년 기준)을 따져본 결과 건설 16%, 건물 운영관리 80%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효진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빌딩이 초고층화·대형화되면서 빌딩 내의 전기, 공조, 조명제어, 냉난방, 보안, 엘리베이터 등의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제어하는 빌딩관리 기술 또한 고도화·전문화되고 있다"며 "최근 세종로 정전처럼 전기 공급이 중단돼 빌딩 내 모든 시설이 멈출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빌딩 관리시스템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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