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유류세 내린다

  • 발리(인도네시아)=전성필 기자

  • 입력 : 2018.10.14 12:00

    고용 중장기 대책에 유류세 한시 인하 포함
    "정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즉시 시행 가능"
    기업 가처분 소득 증가·내수 진작 목표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도 고용 대책에 담겨

    정부가 기업 투자 활성화와 고용 및 내수 촉진을 위해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내려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비 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기로 했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각)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경제 활력 및 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유류세 인하 등 기업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고용 관련 중단기 대책에 넣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늦어도 다음주까지 고용 관련 중단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고 있어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서민에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유류세 인하를 통해 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가처분 소득을 조금이라도 늘려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류세는 정부가 경유 등유 등 유류 소비를 경기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지난 2009년부터 탄력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기본 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인상 혹은 인하할 수 있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연내 시행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호텔에서 MF/W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호텔에서 MF/W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현행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는 기본세율보다 각각 11.4%포인트, 10.3%포인트 높은 리터당 529원, 375원이다.

    정부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유류세를 인하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82원, 57원씩 낮아진다. 올해 10월 1주차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4.9% 인하 효과(1660원→1578원)가 발생한다. 경유는 리터당 1461원에서 1404원으로 3.9% 싸진다.

    김 부총리는 "유류세가 인하되면 모든 국민에게 해당하기 때문에 내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류세를 언제, 어느 정도 내릴지는 관계 부처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자 약 10개월 동안(2008년 3월 10일~ 2008년 12월 31일)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한 바 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최근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와 비슷한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재부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3.5%로 내렸고 올해 7월 완성차 국내 판매량이 15만4872대로 전년동월대비 3.8%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김 부총리는 "개소세 인하로 자동차 매출액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개소세 인하가 일반 소비자에 도움이 됐으니 유류세 인하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 중단기 대책에 유류세 인하 외에도 △대기업 등 대규모 민간 투자 지원 △규제 완화 △산업단지 스마트화 등 산업구조 고도화 △지역 및 산업별 맞춤형 일자리 마련 등의 내용을 담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활력 및 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한 혁신성장, 지역 및 산업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 크게 세가지 방향의 고용 대책을 빠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며 "당정청과 고용 대책 마련을 위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주유소에서 고객이 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 /주완중 기자
    수도권의 한 주유소에서 고객이 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 /주완중 기자
    한편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빠른 시일내 대기업 현장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8월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으나 ‘투자 구걸' 논란이 일자 대기업 방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삼성은 김 부총리 방문 며칠 뒤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여러가지 일정으로 인해 기업 방문 일정을 가지지 못했다"며 "다만 혁신성장을 위해선 대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방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무자들이 다음 방문 기업 후보를 두세 개로 좁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롯데는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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