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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썰] 미스터리 BJ 김원 “주 종목은 영어…'망하는 BJ' 반대로 했다”

  • 이정민 기자

  • 입력 : 2018.10.14 08:00

    스산한 분위기의 배경음악(BGM) 위로 차분한 목소리가 미스터리와 미제 사건을 설명해나간다. 경찰이나 당사자의 시점을 벗어나 제 3자의 시점에서 해당 사건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일반 언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해 재조명을 하기도 한다. 아프리카TV BJ(방송진행자)로 활동 중인 BJ김원(29)이 진행하는 방송 콘텐츠 내용이다.

    김원은 아프리카TV 외에 유튜브 채널 ‘김원TV(KIMWON TV)’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수는 11만2000여명이며 누적 조회수는 2670만건 이상이다. 김원은 최근 한 지상파 아침 방송에 진출해 본인의 닉네임을 붙인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원은 미스터리와 미제 사건 콘텐츠 BJ로 더 알려졌지만 사실 영어 교육 콘텐츠가 그가 하고 있는 방송의 메인 콘셉트다. 아프리카TV 학습 카테고리 랭킹 1위에 올라있다. 김원은 BJ를 하기 전에는 영어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영어 강사였다.

    지난 5일 경기도 판교 아프리카TV 사옥에서 만난 김원은 영어 교육 콘텐츠 외 미스터리 콘텐츠 방송을 시작한 것은 시청자들 제안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방송을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를 몰랐다"면서 "영어를 일주일 내내 할 수도 없어 고민하던 중 시청자들이 먼저 미스터리에 관심이 없냐고 물어봐서 미스터리 콘텐츠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J김원은 영어 강사를 하다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 제공
    BJ김원은 영어 강사를 하다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 제공
    ◇ "영어 강사에서 BJ로…자체 브랜드 필요성 느껴 미스터리 시작"

    김원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BJ다. BJ를 하기 전에는 영어 학원 강사를 했고, 10대 학생 시절에는 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학생 때 운동선수를 하다 부상을 당하면서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했다"면서 "우연한 기회로 영어 학원에서 조교로 시작해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껴 본격적으로 영어 강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하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학원을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인터넷 강의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방송을 보는 학생들로부터 수강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하는 기업들로부터 광고비용을 받는다는 개념으로 유튜브를 먼저 생각했다"면서 "인지도가 없다 보니 초반에 고전하고 있을 당시 아프리카TV 측에서 학습카테고리로 손을 먼저 내밀어줘 아프리카TV와 함께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원이 영어 교육 콘텐츠 BJ가 미스터리 콘텐츠도 함께 하게 된 이유는 자체 브랜드 강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방송 시작 초반 아프리카TV 측에서 개인 자체 브랜드를 갖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줬다"면서 "운동선수 출신이라 먹기도 잘 먹어서 먹방을 해야 할까 어떤 것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때 미스터리 관심 없냐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고 미스터리 콘텐츠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사 느낌으로 차분하게 미스터리 콘텐츠를 진행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영어 콘텐츠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학습과 미스터리 콘텐츠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미스터리로 알려지면서 메인 콘텐츠인 영어 콘텐츠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역시 개인 브랜드의 힘인 것 같다"고 했다.

    ◇ "실패한 BJ를 반면교사로…자료 조사에 많은 비용·시간 들어"

    BJ김원. /아프리카TV 제공
    BJ김원. /아프리카TV 제공
    "아프리카TV를 처음 시작할 때 잘 되는 BJ들 방송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분들 방송을 보면 따라할 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망한’ BJ들을 보면서 그분들의 반대로 했어요."

    김원은 BJ와 영어 학원 강사를 10개월간 병행하다 지난해 10월 영어 학원 강사 계약을 모두 종료하고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를 본업으로 삼았다. 방송을 시작한 지 아직 만 2년이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소위 말해 망하는 BJ들에 대한 연구였다고 한다.

    그는 "잘 안 되신 BJ분들을 보고 느낀 것은 소수의 시청자라도 BJ, 창작자들은 그들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신뢰성, 성실함의 문제였다"면서 "아프리카TV의 경우 시청자들이 후원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월초에 방송을 열심히 하다 월말에는 방송을 뜸하게 하는 BJ들은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돈을 목적으로만 하는 BJ들의 패턴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원은 특히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콘텐츠 특성상 진중하고 신뢰가 가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그는 "교육과 미스터리, 미제 사건 등 제 콘텐츠 특성상 진중한 이미지가 필요했다"라며 "시청자들은 거짓 이미지, 아프리카TV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BJ들이 이미지를 거짓으로 만들어내면 금방 티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위해 좋아하던 술도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에 하루 빼고는 매일 다른 내용의 콘텐츠로 방송을 진행한다.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자료 준비에서도 김원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모든 콘텐츠마다 자료 수집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라며 "영업비밀이긴 하지만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콘텐츠 경우 외국 사이트에서 비용을 지불하면서 소재를 찾고 미제 사건의 경우 범죄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이나 프로파일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상파나 공중파 방송으로의 진출과 관련해서는 "지상파 방송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개인 방송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라며 "지상파에서는 나만의 개성을 아직 살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TV 시청자들과의 약속이 먼저고 아프리카TV와의 의리도 지켜야 해서 지금 당장 다른 지상파·공중파로의 전향은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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