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委 공익위원 9명중 8명이 '정부편'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8.10.12 03:35 | 수정 2018.10.12 03:41

    勞·使·공익위원 각각 9명씩 구성
    중간에서 캐스팅보터 역할하는데 6명은 정부 위원회 겹치기 참여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공무원이거나 국책 연구 기관, 고용노동부 산하 위원회·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정부와 중립적 입장이 아니라 정부와 한편으로 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고용부가 국회에 제출한 고용부 산하 위원회·TF 명단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최저임금위 외에도 여러 위원회에 '겹치기 참여'를 하고 있었다. 나머지 3명 중 2명도 각각 공무원과 국책 연구 기관 연구자였다.

    최저임금위원장인 류장수 부경대 교수가 중복 참여의 대표 사례다. 그는 고용부 장관 정책자문위원 겸 고용정책분과위원, 고용부 자체 정책평가위, 청년고용촉진특위, 근로시간면제심의위 등 총 4개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중 8명이 정부 기구 소속

    공익위원 간사인 강성태 한양대 교수는 장관 정책자문위원 겸 4차산업혁명정책 분과위원장이자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이었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는 고용부 '적폐청산위'에 해당된다. 전교조 합법화 방안을 마련하고 현대·기아차 불법 파견 문제를 해결하라고 고용부에 권고한 것도 개혁위였다.

    박은정 인제대 교수와 김혜진 세종대 교수도 공익위원 외에 각자 3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분석센터장은 장관 정책자문위 위원을,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장관 정책자문위 노사정책분과위원을 겸했다.

    중복 참여를 하지 않은 3명도 중립적 인사라고 볼 수 없었다. 김상호 부위원장은 현직 고용부 고위 공무원이고, 오상봉 위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었다. 본업 외에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만 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백학영 강원대 교수이다. 그는 빈곤 문제와 노사 문제를 연구해온 진보 학자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사회 전체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데 특정 진영에 쏠려 있고, 이들이 정부가 꾸린 여러 위원회에 겹치기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이 노사(勞使) 사이에서 심판 역할을 맡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용자 위원(9명)과 근로자 위원(9명)이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는 대체로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는 구조다. 하지만 대다수 위원이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대통령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을 의식하지 않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익위원들은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10.9%, 820원) 인상을 주도했다. 당시 사용자 위원 모두가 퇴장한 상태에서 공익위원안(8350원)과 근로자위원안(8680원)을 표결에 부친 끝에 공익위원안이 채택됐다. 경영계에서 "심판이 돼야 할 공익위원들이 선수로 뛰었다"는 불만이 나왔다. 정부가 겉으론 위원회를 꾸렸지만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기보다 정부 노선에 맞는 일부의 목소리만 반복해서 듣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이 여러 가지 정책 자문을 한다고 해서 정부에 편향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고용·노동 전문가 집단이 크지 않아 특정인이 여러 역할을 맡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에는 여야와 노사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을 나눠서 추천하는 법안이 여럿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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