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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거론

  • 최규민 기자

  • 입력 : 2018.10.12 03:07

    [증시 '검은 목요일'] 美 재무 "위안화 현저히 떨어져 통화이슈 면밀히 들여다보는 중"
    美 지정땐 글로벌시장 더 요동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이 다음 주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0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가 올해 현저하게 떨어졌으며, 통화 이슈에 대해 미 재무부는 매우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지만, 민간 투자기관들은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먼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규모로 부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185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46억달러 늘어 무역 불균형이 더욱 심해졌다. 또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경고에도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최근 6개월간 10% 넘게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고, 시티그룹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50대50"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환율조작국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 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할 때 지정된다. 중국은 이 중 첫 번째 기준에만 해당하지만, 재무부가 이 기준을 바꿔 중국을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는 사실상 사문화됐던 '종합무역법'을 새로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법에 따르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 유의미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 등 둘 중 한 가지 조건만 충족해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교역촉진법상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때 금융 지원이 금지되고, 중국 기업의 미국 연방정부 조달 시장 진입이 차단되는 등 많은 제재가 뒤따른다. 이 외에도 통상법 232조나 301조 등을 활용해 보복 관세 부과, 수입 쿼터 제한, 무역 보복 조치 등의 추가 제재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쓸 경우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전돼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 시장이 더욱 요동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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