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 대출 규제 강화에 불만..."내집 마련 더 어려워"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18.10.11 06:05

    금융당국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청년 세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2030' 청년 세대가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는데, 한국에서는 잇따라 발표되는 대출 규제 때문에 청년 세대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에 따르면 DSR 규제 방안이 이달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DSR은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모든 대출을 규제 대상에 넣기 때문에 대출 규제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문제는 DSR 규제가 강화되면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DSR 계산에 포함되는 원리금에는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학자금 대출과 마이너스통장도 들어간다. 청년 세대는 상대적으로 연 소득은 낮고 학자금 대출 등의 영향으로 대출 원리금은 많아 DSR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령대별로 구분한다면 DSR 규제 강화가 청년층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서는 청년임대주택에 반대하는 주민들. 한국에선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말 실시한 DSR 규제 강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층일수록 반대가 많은 걸 확인할 수 있다. 30대 이하에서는 DSR 규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52.9%,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8.8%로 집계됐다. 50대 장년층(찬성 58.7%, 반대 15.5%)에 비해 청년의 반대가 많았다. 60대 이상에서는 DSR 규제 반대 비율이 10.8%에 그쳐 세대별로 분위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S그룹에 근무 중인 30대 초반 직장인 김창민씨는 "작년에 LTV와 DTI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뜩이나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는데 DSR 규제까지 강화되면 서울에서 내집 마련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닌가 싶다"며 "무주택자는 청약 당첨 기회가 늘어난다던데 대출을 못 받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에서는 청년 세대가 오히려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청년 세대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미국의 모기지 전문업체인 네이션와이드 모기지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태어난 미국의 청년 세대)의 66.1%가 '앞으로 5년 안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주택을 살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9.4%에 불과했다. 미국 청년 세대의 주택시장 영향력을 분석한 벤저민 키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는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틱하게 회복하면서 고용 문제가 해소됐고, 청년 세대가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미국 경제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청년 세대가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 규제로 쩔쩔맬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는 보통 계약금으로 주택 가격의 20% 정도를 내고 나머지는 모기지론으로 해결한다. 최근에는 웰스파고 같은 대형 은행들이 대출자가 집값의 1~3%만 내면 나머지 97~99%를 빌려주는 모기지 상품도 내놓고 있다.

    물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모기지를 주지는 않는다. 주택 구입자가 파산하지 않도록 모기지 금리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대출자는 재정 교육 훈련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청년 세대가 주택 구입시 대출을 이용하는 건 한국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중에 위험 대출로 간주하는 고(高)DSR 수준과 고DSR 대출을 신규 대출의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은행들은 DSR 100%를 위험 대출로 보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80%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고DSR 대출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는 은행별로 재정 여건에 따라 차등을 주는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비율을 넘긴다고 무조건 대출이 막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DSR 때문에 대출 받기가 어려워진다는 건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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